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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번지는 '고용 한파'

입력 2020-11-09 22:54 수정 2020-11-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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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산업 현장에는 매서운 '해고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실태를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서비스업은 골목 상권뿐 아니라 청소 업체와 대형 면세점까지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일했던 홍모 씨.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회사의 권유로 무급휴직을 했습니다.

월급을 못 받은 채 복직을 기다리길 넉 달.

하지만 홍씨에게 돌아온 건 권고사직 대상자라는 통보였습니다.

[홍모 씨 : 너무 갑작스럽게 통보받아서 당황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홍씨 뿐 아니라 다른 직원 상당수도 면세점을 떠났습니다.

당장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홍모 씨 : 그만두고 나서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서 실업급여 받으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코로나19발 해고 여파는 기내청소 노동자들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비행기 청소와 수하물 탑재 등을 담당했던 아시아나KO 노동자들.

사측이 제시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거절하자 지난 5월 해고당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이들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했지만 사측은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김계월/아시아나KO 부지부장 : 저희들은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는 건 해고라고 생각했고 그건 부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리해고 된 거죠.]

이미 600명 이상이 해고당한 이스타항공 노동자들도 사측과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외식업계에서도 CJ푸드빌을 비롯해 희망퇴직을 받는 곳들이 생겼습니다.

■ 제조업도 '정리해고 칼바람'…울산·거제 돌아보니

[앵커]

'해고 한파'는 우리 산업의 중심인 제조업까지 덮치려 하고 있습니다.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정리 해고에 나선 기업들이 늘었는데,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코로나를 앞세운 '구조 조정'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지혜 기자가 울산과 거제를 돌아봤습니다.

[기자]

문 닫은 공장 앞에 천막 수십 동이 들어섰습니다.

버스 생산기업인 자일대우상용차의 울산공장입니다.

이 회사 노동자 350여 명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해고됐습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한 달 넘게 이렇게 천막에서 먹고 자며 복직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2004년 입사한 이병진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이병진/자일대우상용차 해고 노동자 : 아빠의 해고를 예감한 아들이 학원도 안 가도 된다고 하고 돈도 아껴 쓴다고 하고 그런 모습 보면…아, 정말 마음 아프고요.]

대우상용차 측은 8월 말 고용노동부에 생산직 직원 대부분인 350여 명을 해고하는 계획서를 냈습니다.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였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코로나19에도 1분기 생산량은 약12% 늘었다며 선방을 했다는 겁니다.

[이병진/자일대우상용차 해고 노동자 :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를 한다는 건 기업을 유지존속한다는 전제하에 잉여인력을 해고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해고는 공장을 아예 닫는,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렇다 보니 노조에선 적은 임금으로 일부만 재고용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옵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습니다.

반면 사측은 1분기 생산량 증가는 일시적일 뿐 경영 상태는 나빠지고 있고, 베트남 이전도 전혀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선업계의 해고 칼바람은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먼저 불어닥쳤습니다.

20년간 거제 조선소에서 용접 일을 해온 전모 씨,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인 명천에서 19명과 함께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전모 씨/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정리해고 통보) : (아침에 얘기를 들은 뒤) 오후에 회사에서 문자 카톡으로 해고 날리고 서류 찍어서 보내주고 문자로도 11월 30일까지만 일하라고…]

마찬가지로 해고 사유는 '경영 악화'였습니다.

[전모 씨/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정리해고 통보) : 억장이 무너지죠. 지금도 사실은 떨리고 밤에 잠도 못 자고 있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은 연쇄 정리해고의 신호탄이 아닐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 대우조선해양은 하청 노동자 대량해고 중단하라!]

반면 하청업체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조업 물량이 줄어 무급휴직을 하려 했으나 반대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8개월간 16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걸로 추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 차례의 추경을 통해 내놓은 '일자리 지키기'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부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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