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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윤배 전 총장 가족도 갑질 의혹…"머슴 생활"

입력 2020-11-03 22:23 수정 2020-11-0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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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룸은 어제(2일)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이 운전기사 김모 씨에게 폭언과 갑질을 한 정황이 담긴 녹취를 보도해드렸습니다. 김씨가 숨지기 전까지 기록한 녹취엔 김 전 총장의 가족들까지 온갖 집안일을 시킨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김씨의 친구는 "머슴처럼 생활하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운전기사 김모 씨가 숨진 건 지난 8월 25일입니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하루 전에도 각종 집안일을 한꺼번에 해야 했습니다.

지시한 사람은 김 전 총장이 아니라, 부인이었습니다.

[김윤배 전 총장 부인 (2020년 8월 24일) : 세탁소 다녀오셨어요? (네네.) 고추 다 말렸다고 하거든요? 6촌 오빠네 집 알죠? (네.) 거기 좀 다녀오시고요. 다녀오셔서 고추를 거기 가마솥 앞에 갖다 놓고. 그리고 우리 집 잔디 풀 뽑아야 된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윤배 전 총장 부인 (2020년 8월 17일) : 어머니가 가습기 물 좀 비워달라고 하시는데요? (나 집에 와 있는데요, 지금요?) 이거 뭐 비우는 데 1시간이 걸려요? 얼른 씻고 오셔서 이거 비워드리고 가시면 돼요.]

김 전 총장 어머니도 사적인 일들을 시켰습니다.

[김윤배 전 총장 어머니 (2020년 8월 10일) : 김 기사 뒷방에 보일러 기름 따로 넣나? 여기 고추 말리는데 불이 꺼졌어. (어느 뒷방이요?) 아줌마 방. 와서 보고 ○○○을 부르든지. 기름이 없는지. (네, 한 번 가보겠습니다.)]

운전기사 김모 씨는 지인들에게 고통을 호소해왔다고 합니다.

[운전기사 김씨 지인 A씨 : 머슴처럼 생활하는 것 같더라고. X팔려 죽겠다고 그러고…]

하지만 김 전 총장 일가에 항의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운전기사 김씨 지인 B씨 : 싸우라고 해 뭐라고 해? 없는 게 죄지. 가을까지 돈이 들어갈 데가 있어서 적금이 끝나면 (일을) 그만둔다고 그러더라고.]

지난해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에 대한 명확한 처벌 조항은 없습니다.

특히 사장의 친인척은 아예 이 법의 적용 대상조차 아닙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오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사장의 친인척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적용을 받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상습적으로 직원을 괴롭힐 경우,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김동현/변호사 : JTBC에서 보도한 모 대학교 (전) 총장의 갑질 사안도 처벌 규정을 두고 실효성이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방치됐을까…]

취재진은 김 전 총장과 가족들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렇게 갑질 의혹을 알린 건 숨진 김씨가 남긴 5시간 분량의 녹취 파일이었습니다. 유족은 김윤배 전 총장 측이 녹취가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외부에 공개하지 말라고 회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말은 김 전 총장 측도 이 지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는 얘기가 되겠죠. 시민단체들은 "반인권적인 폭력"이라며 김 전 총장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김씨는 평소 일터에서 있었던 일을 가족에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운전기사 김모 씨-가족 통화 : 할아버지! 뭐 해요? (잘 갔어?) 네. (그려 고마워 잘 있어. 잘 있어.) 쉬셔, 아버지.]

하지만 폭언과 갑질에 대응하기 위해 30개월 동안 녹음을 해왔습니다.

[운전기사 김모 씨 지인 : 블랙박스도 있고 녹음도 되니까 녹음해가지고 다 해놔라 그런 얘기를 맨날 우리가 (해줬어요).]

김씨가 숨진 뒤, 유족은 해당 녹취를 김 전 총장에게도 들려줬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운전기사 김모 씨 사위 : 끊었어요. 다시 전화하니까 바쁘니까 안 받더라고.]

오히려 빈소에 김 전 총장 측근이 찾아와 녹취를 공개하지 말라고 회유했다고 주장합니다.

[운전기사 김모 씨 딸 : (김윤배 전 총장에게) 녹취를 들려준 그날 저녁에 ○○○라는 사람이 와서…]

[운전기사 김모 씨 사위 : 이거를 퍼뜨리면 너네 가족이 위험해질 거라고 그 이야기를 하고 갔어요.]

하지만 A씨는 취재진에게 해당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A씨 : 제가 문상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유족을) 만났어요. 제가 무슨 그런 녹취 이야기, 그런 이야기 없었어요.]

오히려 유족을 만나 산재 절차 등 조언을 해줬다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족은 오늘(2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더 이상 '갑질'에 피멍 드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면서 "김윤배 씨가 법 앞에서 평등하게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청주대 민주동문회와 충북참여연대도 성명을 내고 김 전 총장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VJ : 김동진·김정용 / 영상그래픽 : 이정신·박경민 / 인턴기자 : 남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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