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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죽음 막자던 조치…"제2, 제3의 김용균 만든다"

입력 2020-10-10 20:15 수정 2020-10-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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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혼자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을 거뒀죠. 그 뒤로 용균 씨 같은 죽음을 막자며, 혼자가 아닌 두 명이 한 조가 돼 근무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오히려 그러면서 '제2의, 제3의 김용균'이 나오고 있다고 노동자들은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김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인 A씨는 지난해 3월 화력발전소 하청업체에 입사했습니다.

처음엔 정규직이 될 거란 기대감이 컸습니다.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 A씨 : 김용균 사건 이후로 현장이 2인 1조 체계로 바뀌면서 추가적으로 인원을 많이 뽑았다고…1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으로…정규직이 되면은 적어도 안정성은 보장되는 거니까.]

하지만 3달마다 잘릴까 봐 불안해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 A씨 : 3개월 될 때마다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보니까. 갑자기 회사를 나가게 되면은 수입이 없어지는 거고.]

원청과 하청의 계약이 3달마다 갱신되기 때문입니다.

A씨 뿐만이 아닙니다.

2인 1조 의무화로 5개 발전사의 하청업체에 채용된 인원은 모두 300여 명.

그런데 모두가 3개월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인은 고용노동부의 지침에 있었습니다.

JTBC가 입수한 공문에는 "정규직 전환 논의가 있으니 연장 기간은 최대 6개월 이내로 가급적 최소화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장기 계약할 경우 정규직 전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아예 처음부터 단기간 계약을 하라고 지침을 내린 셈입니다.

[황운하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오히려 제2 제3의 김용균을 양산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산업부와 노동부는 정규직 전환 등 개선대책에 구체적인 시간표를 내놓아야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용불안에 산재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김용균 사건 이후 지난달까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재는 총 61건, 열흘에 한 번꼴입니다.

이중 하청업체 직원은 55건으로 90%가 넘습니다.

사망 사건도 2건인데 모두 하청업체 직원입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정규직화가 속도를 내서 고용안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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