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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아, 엄마 왔다"…아들의 묘소 찾는 슬픈 명절

입력 2020-10-0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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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의 가족들 역시 예전 같은 명절을 보내지 못합니다. 2년 전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아들의 묘소를 찾아서 약속을 하나 하셨는데요.

같이 다녀온 최재원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자식에 대한 기억이 하나라도 잊혀 질까 봐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싶은데 그게 잊혀 지는게 두려워요.]

[용균아, 엄마 왔다.]

용균이 만나는 날.

[(음식을) 한다고 했는데 아침에 하느라고… 맛도, 제대로 간도 못 보고.]

[갈비찜하고 전하고 그냥 간단하게… 갈비찜 해놓고 회사 갔다 오면 거의 바닥나요. 그렇게 좋아해요.]

내 아들 용균이.

[대학도 장학금 받고 다니고 뒷바라지를 그냥 잘 하면 되겠다 이런 생각으로 했는데… 애가 바짝 말라가지고 왔더라고요. 조금만 견뎌보고 더 견뎌보고 하면서 자기가 그 다음 결정하겠다고, 그때 좀 더 말렸더라면…]

2018년 12월 11일,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용균이.

[많이 분했어요. 용균이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갔는데 용균이 사고 자리는 벌써 물청소가 돼 있고… 벽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면서 애가 웃고 있는데 말이 안되는 거에요. 없다는게…]

[네, 내릴게요]

[원래 내가 죽어서 저렇게 묻히고 애가 이렇게 서 있어야 되는데…]

아들 떠난 지 곧 2년… 달라진 건 뭘까?

[저도 용균이 사건 나기 전에 정말 TV에서만 보여지는 사고고, 죽음이고, 내가 직접 당할 거라고 생각 못하고 살았어요.]

[안전이 아예 그냥 미비한 게 아니고 아예 방치한 상태에서 죽고 있다는 거, 조금만 돈 들이면 살 수 있는데… 죽음을 무릅쓰고 일해야만 하는 그 사람들, 그 아픔이 그냥 다 보이는거죠.]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수많은 죽음의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어질 때까지…

['너처럼 죽는거 막는거 많이 지켜봐줘' 하는 그런 마음. 너도 엄마 입장이었으면 그렇게 나처럼 했겠지. 당연히 그랬겠지. 그래서 엄마가 하는 거 '니가 엄마다, 내가 너다' 이런 마음으로 하고 있어.]

[꿈을 잠깐 꿨는데. 애가 꿈에 나타난 거예요. 꿈에 본 게 너무 반가워서. 막 울고 있는데. 실제로 깨어나서 울고 있는 거예요. 그 설움 때문에 못 본다는 설움 때문에 그냥 울었어요.]

(영상그래픽 : 김지혜·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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