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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돌아오지 못한 하청노동자…조선소 하청 산재은폐 의혹

입력 2020-08-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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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JTBC는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온전히 보호받을 때까지 추적 보도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조선소에서 일어난 사망사고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불이 나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습니다. 이 공장에서 그동안 하청노동자의 산재가 은폐돼 왔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먼저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주변 선반과 부품이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어제(27일)저녁 8시 반쯤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작업 중이던 배에 불이 났습니다.

이 불로 페인트 작업을 하던 41살 A씨가 숨졌습니다.

함께 일하던 41살 B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거제소방서 : 유증기가 탱크 엔진룸에 가득 찬 상태에서 (작업을 했고), 점화원은 확인이 안 됐고…]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노동부는 해당 작업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번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노동자 2명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입니다.

앞서 삼성중공업에선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7명의 하청노동자가 일하다 숨졌습니다.

[김형수/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 조선하청지회장 : 위험한 작업들은 거의 다 하청업체들이 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에 하청업체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거죠.]

최근 민주노총 등은 삼성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 산재가 은폐됐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숫자는 원청의 2배 이상이지만, 산재는 원청의 3분의 1도 안 됩니다.

하청이 더 안전해서가 아니라 산재 신청 자체를 못 한다는 겁니다.

[(민주노총 거제지역지부 (지난 18일) : 산재 예방계획 수립하고 (노동부의) 특별감독 실시하라!]

삼성중공업은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 "민주노총의 주장일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하청노동자의 산재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조선소, 삼성중공업뿐만이 아닙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도 같은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산재를 신청하려고 하자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금전적인 불이익도 당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여성국 기자입니다.

[기자]

전선이 뒤엉킨 좁은 공간에서 용접을 합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배의 페인트를 벗겨냅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작업장의 모습입니다.

하청노동자는 더 위험한 작업에 더 자주 노출됩니다.

하청노동자 수, 원청의 2배가 넘는데 산재는 원청이 2배 더 많았습니다.

얼핏 하청에서 일하는 게 더 안전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산재 사망률은 더 높아 산재 은폐가 의심됩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A씨는 일하다 손가락이 부러졌습니다.

산재를 신청하려 했지만, 하청업체가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A씨/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 블랙리스트로 등록돼 회사에 들어오기가 힘들 거라면서…]

하청 계약이 해지되면 생계가 막막해지니 동료들까지 나섰습니다.

[A씨 동료 : 산재(신청)하면 회사는 난리다. 솔직히 회사는 난리 났어.]

또 다른 하청노동자 B씨, 어렵게 산재를 신청했지만 회사의 보복을 걱정합니다.

[B씨/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 금전적인 불이익을 주면 제가 못 버티니까 회사가 쫓아내려고 한 거죠.]

해당 업체들은 모두 "산재 신청을 막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 중 한 업체는 현재 산재보험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3년간 하청 산재 은폐를 조사했는데, 신고 건수는 171건에 달합니다.

대우조선은 "산재를 신청했다고 하청업체에 불이익을 준 적은 없다"고 했지만, 하청업체 얘기는 다릅니다.

[하청업체 관계자 : 자꾸 다친 걸 떳떳하게 대놓고 보고를 못 하게 시스템을 해놓고 저희보고 자꾸 숨겼다고 하니까.]

하청 노동자 대부분은 작업장에서 원청의 감독을 받습니다.

전문가들은 "산재 문제를 하청에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원청이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화면제공 : 김웅 의원실)
(영상디자인 : 박지혜·정수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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