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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입력 2020-07-04 12:06 수정 2020-07-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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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 넘게 이 의원 일가를 취재 중인 JTBC 탐사기획1팀 기자들이 취재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드립니다. 방송 뉴스에선 다 말하지 못했던 세세한 것들까지 전해드립니다.>

이상직 자녀의 수상한 페이퍼컴퍼니 '이스타홀딩스'

이상직 의원의 아들과 딸은 2015년 10월 회사를 하나 만듭니다. 회사명은 이스타홀딩스. 자본금은 3천만 원.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뒤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집니다. 이스타항공 주식 약 524만 주를 매입해 단숨에 최대주주가 된 겁니다. 당시 아들은 10대, 딸은 20대였습니다. 하루아침에 국내 유력 저비용항공사의 경영권을 확보한 순간이었습니다.
 
[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이스타항공의 지분구조. 이상직 의원의 딸 이수지 대표와 아들 이모 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취재팀의 취재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얼마를 주고 샀을까? 돈은 어디서 났을까?' 지난달 초부터 회계사 3명, 변호사 3명 등 전문가들과 이스타항공 관련 각종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회계자료를 놓고 회계사들도 곤혹스러워했습니다. 워낙 부실한 데다,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입니다. 다만, 딱 한 부분에서 회계사 3명의 의견이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정체불명 100억 원대 자금으로 주식 매입 사실 첫 확인
 
[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지난달 24일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정체불명 100억 원대 자금 의혹을 언론사 가운데 최초로 보도했다.

"이스타홀딩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지분을 매입하면서 약 100억 원 이상을 지급한 건 확실합니다. 다만 자금의 정확한 출처는 확인할 수 없는데, 차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충신 회계사)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여러 회계사에게 재차 분석을 요청한 이유였습니다. 모두가 "100억 원대 자금이 투입된 건 확실하다"는 답을 줬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사는 "나이가 열일곱인 아들과 스물여섯인 딸, 둘이 만든 자본금 3천만 원짜리 페이퍼컴퍼니가 100억 원대 자금을 빌렸다는 건데, 가족이나 특수관계인의 돈일 가능성이 크다. 자금 출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증여세 등을 피하려고, 이를테면 가족이 돈을 우회 지원해 어린 아들·딸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었다'는 얘깁니다.

언론에 처음 포착된 이수지, 지주사 대표이자 이스타항공 상무

취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은 딸 이수지 홀딩스 대표를 추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스타홀딩스 대표임과 동시에 이스타항공의 상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개인이 아니었던 겁니다. 취재진은 오랜 시간 추적과 기다림 끝에 이 대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은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지난달 24일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언론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던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100억 원대 자금 출처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의 JTBC 인터뷰 내용>

기자 = "궁금한 게 있습니다. 2015년에 차입금 100억 원 갖고 와서 이스타항공을 사셨던데, 그 차입금 혹시 어디서 나온 거예요?"

이수지 대표 = "저는 잘 모르겠어요"

기자 = "아니, 대표님이 사셨는데 그걸 모르시면 어떻게 해요?"

이수지 대표 = "죄송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찾아오시면 제가 싫어할 수밖에 없죠."

기자 = "왜냐면 지금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잖아요. 임금 체불 문제도 있고요."


이 대표에게 재차 물었습니다. "이스타항공 매입 자금 어디서 나왔는지는 알려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아버지가 다 하신 건가요? 이상직 의원이 다 한 건가요?"라고요. 이 대표는 "지금 장난해요? 내가 그쪽 집 찾아가면 좋겠냐고 지금!"이라고 답했습니다. 거듭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 대표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지주사의 대표이자 이스타항공의 상무인 만큼, 책임감 있는 답변을 기대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이스타항공이 대신 나서 해명을 하긴 했습니다. 이 부분은 후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이수지 대표의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중요한 이유

"잘 모르겠다"는 대표의 말은 어떤 의미에서 중요할까요? 한 회계사는 "두 자녀가 스스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을까요?"라고 되물었습니다. 회계 전문가들은 가족이나 특수관계인이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른 누군가의 계획에 따라 일이 성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입법부에 계시는 국회의원께 이런 의혹이 있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주시고, 국민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해주시는 것이 국회의원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김형준 변호사)
 
[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이스타홀딩스의 자본금은 3천만 원이다. 2015년 10월 설립 이후 두 달 만에 100억 원대 자금을 동원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처음 보도를 할 때만 해도 저희는 굉장히 조심스러웠습니다. 팩트로 확인되지 않은 건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편법 증여', '탈세 의혹'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수지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런 의혹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계사의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지게 됩니다.

"정말로 두 자녀가 스스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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