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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정규직 전환 때문에 신규 채용 못한다? 확인해보니

입력 2020-07-0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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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때문에 공공기관들이 신규 채용을 못 하고 있다는 한 일간지 보도가 나왔습니다. "정규직 전환이 청년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역설이 현실화했다"는 내용인데 팩트체크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이가혁 기자, 기사에 오류가 심각했다면서요?

[기자]

이 기사입니다. "[단독] 4년간 4800명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올 신규채용 1명뿐"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공공기관 공시 시스템에 공개된 '인건비' 수치를 분석한 자료가 근거입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인건비가 급등하고, 신규채용이 줄었다는 겁니다.

[앵커]

어떤 오류가 있습니까?

[기자]

원인과 결과가 아예 맞지 않습니다.

해당 신문이 실은 그래픽 자료 보시죠.

최근 4년간 10대 '공기업 인건비' 증감 액수, 그 옆에 그 이유인 것처럼 정규직 전환 실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때문에' 인건비가 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4년간 급등한 '인건비' 항목은 거의 다 기존 정규직 노동자에게 지급됐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 회계상,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인건비'와 '사업비(용역비)' 지출로 잡힙니다.

기간제계약직이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 그대로 '인건비'로 잡힙니다.

반대로 외주업체에 고용된 파견용역 노동자가 본사 직고용 형태로 정규직이 되면, 사업비로 지출되던 것이 인건비 지출로 들어옵니다.

자회사 고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되면, 그대로 사업비 지출로 남습니다.

이 기사 내용대로 정말 '정규직 전환' 때문에 인건비가 크게 늘어나려면 비정규직 대부분이 최근 인천공항공사 발표처럼 외주업체 직원이 '직고용' 돼야 합니다.

실제 그런지 보실까요?

한국전력공사, 마치 8237명 정규직 전환 때문에 3118억 원 지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회계상 '인건비 지출'에 반영되는 직고용 인원은 작년 12월 말 기준 260명입니다.

그중에서 26명의 임금 정도만 임금 전액이 '인건비' 지출로 바뀌어 잡힙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3009명 중 493명, 인천국제공항공사는 4810명 중 아예 0명이 이런 경우입니다.

지금처럼 대상자 대부분이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되면 인건비 지출에는 영향이 거의 없게 되는 겁니다.

사실 현재 정규직 전환 정부 가이드라인상, 전환만으로 인건비가 늘어날 가능성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앵커]

현재까지 진행된 정규직 전환과 관련이 없다. 그럼 공기업 인건비가 늘어난 것은 맞잖아요. 왜 늘어난 건가요?

[기자]

저희가 조선일보 보도에 언급된 공기업 10곳 모두 취재했습니다.

"일반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임금인상, 성과급, 청년인턴 채용, 정원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부분 "정규직 전환 때문에 인건비가 늘었다는 조선일보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인건비가 늘어서 신규채용도 못 한다, 이건 타당한 분석입니까? 기사 제목이 '인천공항공사는 신규채용이 1명뿐'이었잖아요.

[기자]

그것도 사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말씀하신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일반직 신입 70명, 연구원 같은 전문 경력직 20명, 직고용 방재직 241명에 대한 신규 채용 절차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채용치곤 예년보다 늦어졌을 뿐입니다.

장기적으로 정규직이 늘어나는 게 공기업의 재정을 안 좋게 한다는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하기 위해 아예 회계를 왜곡 해석하고 재정 부담을 비정규직 노동자 측에 돌리는 프레임은 걸러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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