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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약자 돕겠다던 은행들, 뒤로는 '끼워팔기 실적 압박'

입력 2020-06-23 21:34 수정 2020-06-2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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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대책, 바로 코로나 대출입니다. 지금부터 다급하게 찾아간 은행에서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도하겠습니다. JTBC가 입수한 은행의 내부 문건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섭니다. 정부가 위기의 돌파구로 내놓은 코로나 대출을 은행들은 실적의 기회로 삼기에 바빴습니다. 대출에 청약통장과 카드 발급을 끼워 넣는 식입니다. 지난 4월 금융 약자들을 돕기 위해 실적 욕심에서 벗어나겠다며 '코로나 선언'까지 한 뒤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새누리, 전다빈 두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은행과 금융노조, 그리고 금융위원회 등이 모여 고통분담을 위한 '코로나 공동선언'을 합니다.

펀드나 카드 등에만 집중하지 않게 평가기준을 완화하고 경영평가도 미루자고 했습니다.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은행원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실적 쌓기보단 어려운 곳에 돈이 풀리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약속을 지킨 건 아닙니다.

정부가 긴급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준다고 결정한 4월 말, 하나은행이 관리자와 실무자들에게 보낸 내부 이메일입니다.

"카드가 없는 고객에겐 '세일즈 포인트'로 삼으라"고 독려합니다.

소상공인 대상 2차 대출이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턴 '끼워팔기 실적 압박'이 더 노골화합니다.

이때부터 좀 더 높은 이자를 받도록 정책이 바뀌었습니다.

한 관리자가 대출 담당 실무자에게 "사업자에 대한 '세트 거래'를 5월엔 100%, 6월엔 130% 반드시 채우라"고 지시합니다.

적립식 위주로 하라고도 했습니다.

세트 거래는 대출과 적립식 예금, 퇴직연금 등에 가입했는지 관리하는 영업방식인데, 사실상 끼워팔기를 지시한 겁니다.

"매일 어떤 사업자에게 접촉할지 계획을 짜내야 한다", "부행장과 지역 대표가 실적이 적은 점포부터 방문하겠다"고도 했습니다.

JTBC 취재에 답한 은행원은 "1일 실적 점검하고 순위까지 매겼다"고도 했습니다.

지난달 말엔 지점별 실적을 공유하며 실적이 안 되는 대출 실무자들을 본부로 소집하기도 합니다.

일부 지점에선 "소상공인 실적이 10건이 넘지 않는 곳은 특별조치하겠다"거나, "직접 소상공인을 섭외하러 나가라"고 압박했습니다.

코로나 공동선언과 정반대로 가는 겁니다.

(영상디자인 : 이재욱·곽세미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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