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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지키는 방역 전선인데…의료 현장의 '그늘'

입력 2020-06-01 22:46 수정 2020-06-0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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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덕분에 챌린지'. 코로나19에 맞서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담은 캠페인입니다. JTBC는 오늘(1일) 영웅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간호사들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지역 병원 간호사들의 지난달 월급이 반토막이 난 사례가 있습니다. 주말도 없이 70일 넘게 일하고도 임금이 깎인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병원이 받은 충격이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간호사들에게까지 그대로 전달된 겁니다.

먼저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월급날인 25일.

5월엔 153만 원이 찍혔습니다. 

인천의 한 중소 종합병원 3년 차 간호사 통장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세후 255만 원을 받아야 합니다.

같은 병원 7년 차 간호사 통장엔 180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300만 원에서 40% 깎인 겁니다.

올해 기준으로, 최저임금은 월 179만5천 원입니다. 

이 병원은 2월부터 자발적으로 선별진료소를 가동했었습니다. 

'국민 안심'이란 타이틀이 붙었지만, 되레 환자는 크게 줄어 경영이 악화됐습니다. 

[A병원 관계자 : 입원환자는 병상 90%를 유지했는데 60%까지 떨어지고 외래환자도 많이 줄고요. 한 달에 15억원 정도 (수익이 떨어졌습니다.)]

병원 측은 노조와 협의 끝에 지급하지 못한 돈을 6월 중순에 주겠다고 했지만,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경기 시흥의 한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3년 차 간호사는 세금을 떼지 않은 월급명세서 기준으로 259만 원을 받았습니다. 

30% 가까이 깎인 겁니다.

30년 차 간호사는 335만 원을 받았습니다.

[B병원 관계자 : 30%라는 건 한 가정을 꾸려가는 데 상당히 큰 금액인데 그 금액이 빠진 상태에서 가정을 꾸린다는 건 되게 어려운 거죠. 구조조정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현장의 위기감이 돌죠.]

일부는 무급휴직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보통 직장인들이 3, 4월에 받게 되는 연차수당은 내년에 받기로 했습니다.

[B병원 간호사 : 실수령액은 200만원도 안 되고, 밖에서 비춰지는 거는 영웅으로 비춰지는데 현실은 아닌 것에서 오는 괴리감, 그런 배신감이라고 해야 될까요.]

최근 대한간호사협회가 코로나19 처우 조사를 했습니다.

응답한 간호사 10명 중 7명이, 임금 삭감과 강제휴무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 "주말 없이 72일 연속 일했는데…월급 30% 깎여"

[앵커]

저희 취재진은 이런 처지에 놓인 여러 간호사들을 인터뷰했습니다.

더 깊은 이야기, 이지은 기자가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기자]

3년 차 간호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응급실과 선별진료소를 오갑니다.

[노태균/인천기독병원 간호사 : 응급실 업무도 보고 격리실 환자도 봐야 하고. 2~3개월 하고 있어요. (코로나 의심 환자는 따로) 빼야 하는데 방호복 입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응급처치를 신속히 못하니까 혼란스러웠죠, 처음엔…]

전담 인력이 부족해서입니다.

그간 환자는 줄고 병원은 어려워졌습니다.

월급은 깎였습니다.

[노태균/인천기독병원 간호사 : 동료 간호사는 적금 깼어요. 불투명하게 30~40% 줄게 되면 그만 두는 간호사도 나오실테고요.]

간호사들은 동료가 그만두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말합니다.

경기도 한 병원의 유일한 감염전문 간호사 20년 차 이모 씨는 주말 없이 72일 연속 근무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월급은 30% 정도 깎였습니다.

[A병원 간호사 : 밤 8~9시에 퇴근을 하고, 72일을 매일 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자기가 안 나가면 누가 나오냐고. 임금 삭감되니까 또 이중고로 힘든 것이고요.]

의심환자가 나오면 새벽에도 대응하는 24시간 대기 상태는 벌써 석 달째입니다.

[주형례/인천기독병원 간호사 : 24시간 전화기를 대기하고 있어야 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집에 가서도 응급실에 환자가 오면 어떻게 해야 된다 검체는 어떡하냐.]

선별진료소가 위험하다는 오해와도 싸워야 합니다.

[B병원 간호사 : 병원에서 선별진료해 분류시키면 코로나 확진이 나왔다는 식으로, 그 후부터 환자분이 꺼려서 안 오세요. 화상을 입어 입원 치료가 필요하셨던 분인데 시간이 지나서 오시고.]

영웅이나 전사란 호칭 탓에 대놓고 돈 얘기도 못 했습니다.

[C병원 간호사 : 신데렐라 같은 느낌인데, (겉으론) 화려하고 그런 것도 있지만 실상은 누더기 옷 입기 바닥 닦고 이런 느씸처럼 너무 허덕이는…]

간호사도 똑같이 월급에 기대 가정을 꾸려가는 생활인입니다.

[D병원 간호사 : 고정적인 지출금액이 있어서 공과금 외에는 카드 값을 덜 낸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여유자금이 없는 느낌…장을 보러 거의 안 가죠.]

그들은 특별 대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C병원 간호사 : 특별하게 더 해달라는 것은 절대 아니고, 모두 어렵기 때문에 생활을 지탱할 수 있게는 해야 될 것 같아요. 뭘 더 인센티브를 바라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살 수는 있게, 장기전을 할 수 있게…)

■ 선별진료소 꺼리는 일반환자들…지역병원 더 타격

[앵커]

취재진이 접촉한 간호사들은 선별진료소가 있는 지역의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병원 규모가 작을 수록 타격이 컸습니다. 그리고 임금이 비교적 낮은 간호사 직군의 충격은 더 깊었습니다.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 거제 대우 병원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 1월 말, 선별진료소를 만들고 운영해왔습니다.

간호사 등 의료진은 공기가 안 통하는 방호복, 고글, 장갑 끼고 매일 최대 8시간씩 일합니다.

이곳은 공공병원 없는 거제에서 24시간 선별진료소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월 이후, 환자 수는 반 토막 났습니다.

[박지현/4년 차 간호사 : 환자분들은 아무래도 여기가 확진자가 나온 병원이라고 오시는 걸 두려워하시더라고요.]

병원은 5월까지 40억 원 적자를 예상합니다.

일부는 이미 무급휴직에 들어갔습니다.

선별진료소를 갖춘 병원은 전국 337곳입니다.

그중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면 311곳입니다.

JTBC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선별진료소를 설치한 병원의 환자 수는 지난해 대비 급격히 줄었습니다.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타격은 컸습니다.

특히 3월보다 되레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시작한 4월에 외래환자 수는 더 많이 감소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선별진료소 지원 정책은? 흔들리는 지역병원들

[앵커]

이 내용을 취재하고 있는 어환희 기자가 나왔습니다.

어 기자, 정부의 대책은 없는 겁니까?

[기자]

대책은 내놨습니다. 그런데 그게 현장까지 미치지 못한 겁니다.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정부는 선별진료소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산 약 233억 원을 투입했는데, 벌써 다 썼습니다.

지원금을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 대한병원협회 측은 4월에는 비용 신청을 하지 말라고 전국 병원에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또 건강보험공단에서 급여, 즉 의료수가를 미리 당겨 주는 정책도 추진했는데요.

오는 7월부터 상환이 시작됩니다.

돈 갚을 날을 너무 빨리 잡아놨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4000억 원 규모의 융자 지원 대책도 마련을 했지만, 저희가 현장에서 만난 병원 관계자들은 대출이 여전히 상당히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책은 있는데, 현장에서 보는 그런 실태하고는 간극이 좀 크네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코로나19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부터 이야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겁니다.

[정영호/대한병원협회장 : (정책이) 과거 메르스 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거든요. 메르스 때 경험 가지고 세운 예산은 맞지 않을 거다, 턱없이 부족할 거다…]

선별진료소가 또 안전하다고만 생각했지 그것이 주는 공포로 환자가 줄 수도 있다는 점은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병원들이 방역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잖아요.

[기자]

제가 거제에 내려가서 여러 병원을 다녀보고 또 전화도 해 봤습니다.

가장 오랫동안 24시간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던 병원도 직접 가봤습니다.

지역 내 확진자 10명 중 4명을 선별하면서 사실상 공공병원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 병원은 환자가 급격히 줄자, 지난 4월 지역 주민에게 호소문까지 내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건데요.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이용해 달라는 겁니다.

지역의 중소종합병원과 그곳에서 일하는 간호사를 지원하는 건 단순히 병원 하나를 살리는 일이 아닌 지역 방역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앵커]

내일(2일)도 관련 보도를 이어갑니까?

[기자]

내일도 관련 보도 준비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환희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VJ : 손건표·김정용 /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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