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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직원 극단적 선택…"그만 괴롭히라" 유서 남겨

입력 2020-05-20 20:51 수정 2020-05-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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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리온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노동자가 두 달 전,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서엔 "그만 괴롭히라"고 적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암시하는 내용입니다. 유가족들은 회사의 사과와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오리온이 너무 싫다',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다' 특정인을 언급하며 '그만 괴롭히라'는 내용까지 담겼습니다.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스물두 살 서모 씨가 남긴 글입니다.

서씨는 결국 지난 3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과 친구들에 따르면 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오리온에 입사해 2년간 일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반복되는 따돌림과 유언비어에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사내 연애를 문제 삼아 '남자를 꼬신다'거나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내리라'는 핀잔을 듣고 고통스러워 했다고도 전했습니다.

[최희숙/유가족 : 제가 궁금해서 물어봐요. ○○○ 언니가 또 너를 괴롭혔어? 엄마, 언니란 소리도 하지 마, 경기 나 그러더라고요. 이렇게 힘들었나.]

생산 공정 중 불량이 나왔다며 5일간 퇴근하지 못하게 하고 경위서를 쓰도록 강요받았다고 합니다.

남성 상사들이 신체 접촉을 하거나 성희롱적인 발언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리온 측은 자체 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동료들과 개인적인 갈등이 있었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경위서 작성이 이뤄졌단 입장입니다.

성추행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유가족들은 진상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는지 조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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