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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언제까지…정치권, 법안 재정비 나설까

입력 2020-05-19 18:42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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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어제(18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관련한 얘기를 다뤘죠. 정치권 주요 인사들도 모두 광주에 모였습니다. 여당은 광주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5.18 관련법 재정비를 다짐했고 보수 야당은 망언 논란 등에 대해 거듭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망언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은 말이 없었습니다. 오늘은 정치권에서 후속 조치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들도 오가고 있는데, 관련 얘기들을 고 반장 발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최정희/고 임은택 씨 부인 (어제) : 밥도 안 먹고 나가셨지요. 그런 당신이 밥이 다 되고 그 밥이 식을 때까지 오지 않았어요. 안 간데 없이 당신을 찾아 헤매던 열흘 만에 교도소에서 시신이 된 당신을 만났습니다. 이 억울한 마음을 세상천지 누가 알까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소식 어제 전하면서 소개했던 최정희 씨의 사연입니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만나 결혼한 두 사람은 전남 담양으로 이사해 소를 키웠습니다. 남편 고 임은택 씨는 1980년 5월 21일 업무 차 광주에 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광주교도소 인근을 지나던 중 계엄군의 총격으로 희생된 겁니다.

[최정희/고 임은택 씨 부인 (어제) : 시체라도 찾아서 다행이지. 열흘 동안 찾아 헤맬 때 어땠겠습니까. 병원마다 다 쫓아다녀도 뭐 엉망진창이에요. 제발 저 안에 없길 바랐습니다. 어디선가 살아있겠지 하고. 살아있겠지 했는데 결국엔 열흘 만에 형무소에서 있다고 찾았잖아요. 너무 억울해요.]

최정희 씨는 남편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다시 한 번 인사를 건넸습니다.

[최정희/고 임은택 씨 부인 (어제) : 잘 있어요. 나 갈게. 나도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옆에 갈 날이…근데 못 알아보면 안 된다.]

최정희 씨뿐만 아닙니다. 당시 크고 작은 피해를 당한 이들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모두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7년 기념식엔 1980년 5월 18일 태어나 사흘 만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 씨. 2018년엔 행방불명된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그리워하는 이귀복 씨의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김소형/고 김재평 씨 딸 : 한 번도 당신을 보지 못한 소녀가 이제 당신보다 더 커버린 나이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당신을 이렇게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제게 사랑이였음을 당신을 비롯한 37년 전에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음을 사랑합니다. 아버지.]

[이귀복/행방불명자 이상현 군 아버지 : 아무리 살아도 한번 간 아들은 오지 않고 소리도 없습니다. 팔도강산을 다 헤맸고… 모든 것을 포기를 하고 허심탄회하게 지내면서 지금까지 찾았지만 아들은 대답이 없습니다.]

오월 광주를 잊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1980년 5월 18일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어제 기념식에선 여야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했습니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제창이 눈에 띄었습니다. 통합당의 전신 새누리당이 여당이던 시절 당시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를 합창 공연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제창을 합창으로 바꾼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유시민/작가 (JTBC '썰전'/2017년 5월 18일) : 5·18에서 이 노래를 사람들이 부르게 된 건 역사적인 경로가 있었잖아요. 왜 그렇게 바꿨을까 생각해보면 제창은 다 같이 부르는 거고. 합창은 듣기만 해도 되는 그 차이밖에 없잖아요. 이명박 (전) 대통령 때 부르기 싫으니까 합창으로 바꾼 거예요.]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그 때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광주 MBC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 (지난 15일) : 그런 식으로 5·18 그 기념식이 조금 폄하된다 할까 하는 것이 참으로 분노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 기념식을 마치고 저와 우리 일행들은 따로 묘역을 방문해서 거기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었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도 허용하고 그래서 좀 제대로 기념식을 치러야겠다는 그런 식의 각오를 갖고 있었는데 그런 제 각오와 약속을 실천할 수 있게 되어서 아주 뿌듯하게 생각을 했고요.]

그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을 껄끄러워했던 미래통합당을 대표해 기념식을 찾았기에 주호영 원내대표의 행보에 더욱 눈길이 갔는데요.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5.18을 앞두고 망언 논란을 사죄하는 입장문도 발표했는데요. 어제 5.18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어제) : 우리 당과 관련된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해서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서는 거듭 저희들이 죄송하고 잘못됐다는 사죄를 드립니다.]

어제 광주 전일빌딩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가진 민주당은 통합당의 사죄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동안 당 일각에서 5·18을 폄훼하고 모욕해온 것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환영합니다. 그러나 사과한 것으로 끝나선 안 됩니다.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지금도 온라인에서는 5·18이 북한 간첩에 의한 폭동이라는 역사 왜곡과 날조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망언을 사과했지만 김태년 원내대표의 말대로 여전히 사회 곳곳에선 5.18 관련 역사 왜곡과 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해 망언 논란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미래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종명/미래한국당 의원 (어제) : (이번에 지도부가 5·18 관련해서 화합 메시지 내놨는데 혹시 입장 좀 여쭤보고 싶어서요, 의원님.)… (추가로 내실 입장은 없으신가요.)…]

5.18 관련 북한군 폭동설을 유포해 최근 실형 선고까지 받았던 지만원 씨는 어제 국립 현충원을 찾아 또 비슷한 주장을 내놨습니다.

[지만원 (어제) : 북한이 저지른 폭동을 자기네가 민주화 운동이라고 해가 지고선 국민들 등골을 빼먹은 것만 해도 부족해서 앞으로 또 사기를 칠 거야. 이런 진실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사기를 또 치는 거예요.]

당시 폭력 당사자였던 국가도 이미 한참 전에 인정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망언들. 진짜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 걸까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5·18 망언' 언제까지…정치권, 법안 재정비 나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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