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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급파된 구조정에…'회의 준비' 지시한 해경청장

입력 2019-11-26 20:37 수정 2019-11-26 22:16

"카메라, 현장 잘 비추도록 전속이동"…황당 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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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현장 잘 비추도록 전속이동"…황당 교신


[앵커]

세월호 참사 당일, 5년 반이 지난 그 날의 상황은 당시에도 지금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주 묻혀버리는 진실은 정말로 없는 것 같습니다. 참사 당일 해양경찰청장의 '지시사항'이 담긴 녹음파일을 저희 JTBC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그날 2척의 '구조정'이 현장에 급파됐는데, 이들에게는 정작 '회의 준비'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그렇게 해서 골든타임은 허비해버렸습니다.

먼저 이상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P57정과 278함은 당일 현장에 급파됐습니다.

두 배는 '구조정'입니다.

그런데 '회의'를 준비하라는 지시가 떨어집니다.

오전 10 : 31
[해경본청 : P57 '비디오 컨퍼런스' 현장 도착 전에 빨리 작동하라고 지도해주세요. 15분 되면 도착하겠네요. 청장님 지시사항입니다]

이 녹취대로라면, 김석균 당시 해경청장이 지시한 것입니다.

7분 뒤, 다시 재촉합니다.

오전 10 : 38
[해경본청 : 빨리 올라와야 되는데, 현장 도착 전에 켜야 되는데 청장님하고 지금 보셔야 된다고…]

9분 더 지나 '청장 지시사항'이 추가됩니다.

오전 10 : 47
[해경본청 : 비디오 컨퍼런스 방장이십니까?]
[완도해양서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해경본청 : 지금 사람 많이 들어가 있으니까 화면 끊기잖아요. 청장님 보고하라고 그러는데…다 강제퇴장 시키고요. 지시사항입니다]

그리고 4분 뒤, 278함에도 비슷한 임무가 떨어집니다.

오전 10 : 51
[278함 : 사고 현장까지 20분 정도 남아서요, 아직.]
[해경본청 : 278 ENG 카메라 해서 현장에 잘 비추도록 하세요. 전속 이동하십시오]

오전 10 : 58
[해경본청 : 278 안 나와요. 죽겠네. 지금 장관 오고 있는데 우리 상황실로 지금]

오전 10 : 59
[해경본청 : 278정 좀 조치해주세요. 지금 청장님…]
[IT 관제센터 : 예. 알겠습니다.]

278함은 결국 오전 11시 9분쯤이 돼서야 OSC, 다시 말해 '현장 지휘관'으로 지정돼 구조 임무를 맡았습니다.

청장의 이런 지시들로 두 구조정은 골든타임을 '회의 준비'로 허비했습니다.

■ 구조대 태워 이륙한 헬기까지 되돌려 '청장' 모셔

[앵커]

그리고 다음의 내용은 사실 더 기막힌 상황이 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해경 상황실의 녹음파일에는 청장을 태우기 위해서 구조에 나선 헬기를 되돌아오라고 하는가 하면 청장을 태우느라 구조대원들이 차로 이동해야했던 상황도 담겼습니다.

채승기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해경본청이 인천 항공대에 헬기를 준비시킵니다.

오전 10 : 06
[해경본청: 일단은 이륙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세요. 아마 청장님이랑 타고 나가실 수도 있습니다.]
[인천청 항공대 : 아, 청장님이 타고 나가실 수도 있다고요?]
[해경본청: 예 그래서 준비하란 거예요, 지금.]

구조용이 아니라는 말에 되묻습니다.

오전 10 : 06
[인천청 항공대 : 아, 저희가 직접 구조임무보다는 청장님이 현장 가실 수 있게 준비하라는 말씀이십니까?]
[해경본청 : 예예]

구조 나간 헬기를 돌아오라고도 합니다.

오전 09 : 16
[서해청 : 청장님이 헬기 요 앞으로, 펜더 앞으로 좀 대랍니다]
[목포청 항공대 : 헬기가 지금 현장으로 갔는데요]
[서해청 : 아, 현장으로요?]
[목포청 항공대 : 지방청장님한테 댈 수가 없어요. 그럼 구조를 못 해요]
[서해청 : 그러면 지금 그 헬기 못 돌리는가요?]
[목포청 항공대 : 아유, 구조하러 가는 게 더 급하지 않을까요?]

결국 청장이 탈 다른 헬기를 찾습니다.

오전 09 : 43
[서해청 : 그 502호기 이륙했는가?]
[군산청 항공대 : 예. 지금 구조대 와서 태우고 있어요.]
[서해청 : 잠깐만, 잠깐만. 이리 오라 그래, 서해청 패드장으로]
[군산청 항공대 : 지금 이륙해서, 방금 이륙해서 출발했습니다. 구조대 3명 태우고.]
[서해청 : 아니, 서해청 패드장으로 오라고 하라니까]

결국 이 헬기에 서해청장이 탔습니다.

오전 11 : 33
[군산청 항공대 : 군산 항공대 지금 현장에 가 있고요. 502호기가 가 있고 서해지방청장님이 뒤에 탑승한 걸로 돼 있습니다. ]

청장을 태우느라 구조대는 2명밖에 못 탔고, 구조대장을 비롯한 나머지 대원들은 차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오전 11 : 33
[해경본청 : 그리고 나머지는요?]
[군산해양서 : 차 타고 갔습니다.]

해경이 간부들을 태우느라 구조임무는 뒷전으로 미룬 게 아닌지는 검찰 특수단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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