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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경 "다 구조될 것 같다"…청와대에 엉뚱한 보고

입력 2019-11-23 20:33 수정 2019-11-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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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2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당시 해경 간부들의 통화와 교신 내역을 모두 확보해서 조사하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기록 일부를 분석해봤습니다. 해경이 청와대 등과 나눈 대화가 담겨있는데 그 긴박한 순간에도 "다 구조될 것 같다", "승객은 모두 빠져나왔다" 같은 엉뚱한 보고들이 계속됐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와 해경본청이 주고받은 통화 내용입니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53분 >
[청와대 관계자 : 지금 언론에는 90% 이상 기운 걸로 나오는데…]
[황영태/당시 해경본청 상황실장 : 90%면 배가 완전히 넘어갔다고 보시면…]
[청와대 관계자 : 아, 그러니까 저건 사실이 아닌 거예요?]
[황영태/당시 해경본청 상황실장 : 예. 현장에서 무선으로 TRS 교신하면서 확인한 거거든요]

하지만 이 때 현장에선 배가 거의 기운 상태였습니다.

4분 뒤 "다 구조될 것 같다"는 통화도 이어집니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57분 >
[청와대 파견 직원 : 그 사건 사람 구조가 다 될 것 같습니까?]
[임근조/당시 해경본청 상황담당관 : 다 시켜야죠.]
[청와대 파견 직원 : 아, 다 될 것 같아요?]
[임근조/당시 해경본청 상황담당관 : 예.]

소방 헬기 11대가 출동하고서도 왜 '대기'만 했는지를 추정할 수 있는 기록도 있습니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42분 >
[소방방재청 상황실 : 저희 헬기가 11대 출동했거든요. 공중에서 해경 헬기가 지휘를 하셔야 돼서 말씀드리려고…]
[해경본청 상황실 : 아, 잠깐만요]

긴박한 순간, 해경 간부들은 홍보에 치중하는 듯한 대화도 나눕니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47분 >
[이춘재/당시 해경본청 경비안전국장 : 지금 여객선에 우리 항공구조단이 못 내려갑니까?]
[유연식/당시 서해청 상황담당관 : 아직 못 내리고 앞에 선수만 남아 있나 본데, 지금은 내리지를 못할 것 같습니다.]
[이춘재/당시 해경본청 경비안전국장 :  그러니까 진작 좀 내려서 그림이 됐어야 되는데 지금 그게 문제란 말이에요. 우리가 올라가서 유도한 걸 보여줬어야 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통화를 이어갑니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47분 > 
[이춘재/당시 해경본청 경비안전국장 : 지금 승객들은 거의 다 나왔어요, 배에서?]
[유연식/당시 서해청 상황담당관 : 예]
[이춘재/당시 해경본청 경비안전국장 : 선내에는 없다는 이야기예요?]
[유연식/당시 서해청 상황담당관 : 예. 내부 수색은 정확하게 안 했는데 거의 다 나온 걸로 지금 확인이 되는데…]

검찰은 어제(22일) 이런 기록들을 비롯해 통화와 교신내역 일체를 압수했고,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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