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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DVR' 인양 과정 동영상 입수…핵심 증거물인데 방치

입력 2019-11-20 20:24 수정 2019-11-20 22:38

'세월호 DVR 바꿔치기' 의혹…특조위, 해외 포렌식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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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DVR 바꿔치기' 의혹…특조위, 해외 포렌식 의뢰


[앵커]

어제(19일) 저희 뉴스룸은 세월호 참사 당일에 해경 지휘부가 엉뚱한 지시를 내린 기록들을 전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핵심 증거 중에 하나인 세월호의 DVR, 즉 '디지털 영상저장장치'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해군 잠수부가 세월호의 DVR을 배 위로 건져 올리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해경이 이 핵심 증거물을 봉인도 하지 않고 이틀 동안 다른 유실물과 뒤섞어서 방치했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2014년 6월 22일
밤 11 : 41
해군 잠수조 'DVR 수거' 바지선 복귀

해군 잠수조가 세월호 DVR, 즉 디지털 영상저장장치를 수거해 바지선으로 올라옵니다.

2014년 6월 22일
밤 11 : 50

해군은 이 장치를 물에 잠시 담근 뒤 해경에 넘기고, 해경은 바지선 한쪽 구석에 보관합니다.

다른 유실물과 섞여 있습니다.

2014년 6월 23일 새벽
[416기록단 : 유실물은 어떤 게 들어왔나요?]
[해경 : 가방하고 여행용 캐리어하고 노트북하고 DVR.]
[416기록단 : DVR?]

그런데 현장에 있던 해경은 이게 어떤 장치인지도 모릅니다.

[416기록단 : 이게 CCTV 녹화하는 장치인가요?]
[해경 : 그거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고, 저희는 유실물 인계받은 상황이라…]
[해경 : 잘 모르겠습니다. 유실물 보관하는 데 가봐야 정확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이틀이 지나 현장 관계자는 DVR을 분리하고, 물에 담가 보존 처리합니다.

참사 두 달 만에 바닷물에서 꺼냈기 때문에 이 작업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졌어야 합니다.

[김인성/당시 한양대 교수 : (지금 이게 담근다고 끝이 아니에요?) 그렇죠. 계속 소금물을 희석시키는 거예요. 증류수로 세 번 걸러서…]

당시 검찰도 DVR의 부식을 방지해달라고 해경에 요청했습니다.

[검찰 관계자 : 지금 이 상태에서 부식을 방지하고. 해경은 이 상태로 유지해야… 원상 그대로 뒀다가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온다든지 하면 그때…]

두 달 동안 복원한 DVR엔 2014년 오전 8시 46분 이후 상황은 저장돼 있지 않았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건 오전 8시 49분, 사고 직전의 3분이 사라진 겁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해경과 해군이 수사 핵심 증거를 이처럼 제대로 보존하지 않은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화면출처 : 416기록단)
 
■ '세월호 DVR 바꿔치기' 의혹…특조위, 해외 포렌식 의뢰

DVR을 수거하고 이틀 뒤, 해군은 유족들을 만나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해군 (2014년 6월 24일) : 처음에는 DVR인 줄도 모르고 일단 잡았습니다. 잡고 확인하니까 뒤쪽에 케이블이 연결돼 있고…]

하지만 CCTV가 참사 3분 전까지만 저장된 것으로 나오자, 의문은 증폭됐습니다.

올해 3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DVR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수중 영상에서 확인되는 고무패킹과 열쇠구멍의 모습이 바지선 위의 모습과 다르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해경과 해군은 이 기자회견 직후 반박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취재진은 해경이 의뢰해 만들어진 조사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당시 (수중)촬영장비가 정밀한 촬영이 불가능한 모델이고, 특조위가 제시한 증거가 모니터를 재촬영한 영상이라
고무패킹 상태가 다른지 분석할 수 없다"고 적혀있습니다.

해군도 당시 사진 자료를 토대로 '조작은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DVR 수거 1분 뒤 찍은 사진에는 수중 영상과 열쇠구멍 모습이 같고, 약 10분 뒤 해군 관계자가 DVR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덮개가 열리며 열쇠구멍 방향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특조위 관계자는 "조작 의혹을 입증할 만한 내용은 충분하다"고 JTBC 취재진에게 전했습니다.

또 국내 법영상연구소와 해외 포렌식 전문업체에 추가로 분석을 의뢰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DVR을 둘러싼 의혹은 이 분석 결과가 나와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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