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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 부실대응, 암흑같은 3년" 억울한 옥살이 증언 이후

입력 2019-10-07 15:08 수정 2019-10-0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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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정 (국정감사 / 지난 2일) : 저는 이OO 전 영사님을 살인자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아닌 우리 가족 모두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 살인자 말입니다. 그에게는 사소한 일이고, 사소한 실수고 영사직을 떠남으로써 잊혀진 일일지 모르지만 그의 행동으로 인해 저와 제 가족은 지옥 같은 암흑에서 3년을 넘게 지냈고, 일상을 포기했고, 지금도 도저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보기'입니다. 오늘(7일)은 정치팀 정종문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금 전 나간 화면은 지난 목요일 국감에서 양현정 씨가 증언한 내용인데요.

정 기자가 양현정 씨를 직접 만나서 심층인터뷰 했죠?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사건의 개요부터 간략하게 짚은 다음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네, 양현정 씨,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멕시코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지난 3월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동생 지인이 운영하는 주점에 들렀다가 멕시코 검찰에 영문도 모른 채 연행돼 멕시코 검찰이 인신매매 혐의로 진술서를 위조했지만, 도와주러 찾아온 현지 영사는 아무 도움이 안 됐다는 것이 양씨의 주장입니다.

오히려 당시 영사는 양현정 씨가 영사의 도움을 충분히 받았다는 확인서에 서명을 했고 이 서명 때문에 양씨는 재판에서 계속 불리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1154일 3년 2개월간 멕시코 감옥에 있어야 했습니다.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심리적인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쳐 일상 생활로 돌아오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지난 2일 외통위 국정감사에 이어, 곧 멕시코 현장 국감을 진행한다고요?

[기자]

네, 국정감사 일정표를 잠시 보시죠. 지난 주 수요일 국정감사 시작된 뒤 국회의원들이 목요일에 바로 출국을 했습니다. 미국에 먼저 들렀다가, 멕시코로 갑니다.

현지 시간으로 10월 9일 오전 10시 우리 시간으로는 9일 오전 12시부터 멕시코시티에서 주멕시코대사관 국정감사가 시작됩니다.

아마도 이 자리에서 양현정 씨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다시 들고나온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하루 앞서 멕시코로 가서 현지 교민들과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인데요. 현재 미국에 있는 정 의원과 통화해봤습니다.

[정병국/바른미래당 의원(JTBC '뉴스ON' 오늘) : 그 당시에 관계했던 분들은 가능하면 전체적으로 다 얘기를 들어서 그런 일들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끔 하기 위한 그 방안을 강구하려고 합니다. (다른 의원들도) 참고인 증언을 들으면서 굉장히 쇼크를 많이 받았다라고들 얘기를 하시고요. 이 부분을 심도 있게 조사를 하는데 함께 요번 멕시코 대사관 감사하는 과정 속에서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견들을 주셨습니다.]

[앵커]

이 문제가 다시 공론화 된 이후 현지에서도 반응이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한 언론 '엘 코레아노'의 발행인이 국감에 나선 국회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사람도 교포인데요.

이 이메일에서 '과격하고 감성적인 말로 사실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면서 2016년 10월 엘 코레아노에 실린 기사를 보내왔습니다.

양 씨의 국감 증언에는 과장과 왜곡이 있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제목이 44시간의 진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기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당시 경찰 영사와 함께 멕시코 검찰청에 동행했던 사람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최근 국감에서 여러 사람들의 공분을 산 건 한국 영사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을뿐 아니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했다는 증언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이 증언과 반대되는 주장을 인터뷰로 실은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양현정 씨의 국감 발언도 편집 왜곡됐다는 내용이 나온다고요?

[기자]

네, 우선 지난 2일 국감장에서 양현정 씨 인터뷰를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양현정 (국정감사 / 지난 2일) : (당시) 영사님께서 면회를 와서 '스페인어 배우고 좋지요'라며 미소 짓던 얼굴과 수갑 찬 저를 두고 멕시코 검찰 직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던 장면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이 전체 맥락에서 보면 편집, 왜곡 됐다는 것입니다.

이 전 영사가 구치소에 있는 양현정 씨를 찾아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셨지만 여기에서 보내는 시간도 인생에서 쓴 약이 되도록 하셨으면 좋겠네요'라고 얘기했고, 여기에 대해서 양현정 씨가 '시간도 많이 남고 할 일도 없다'라고 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 문제의 발언 '스페인어도 배우고 좋죠 뭐'라고 이 전 영사가 답을 했다는 설명입니다.

이게 비아냥거린 거냐라고 항변한 것인데, 이 부분은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하나 짚어볼 것은, 멕시코 교민 신문에서 인터뷰한 사람의 신분이 불명확하다고요?

[기자]

네, 기사에서는 "이 전 영사와 함께 공식 통역으로 총 13시간을 있었던 유일한 인물이다" 이런 소개가 나옵니다.

하지만 인터뷰 중간에 보면 "제가 공인된 통역도 아니었고 단지 영사님이랑 최초에 검찰청 내부에 들어갔다 왔던 사람일 뿐이다" 이렇게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멕시코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실제로 나올지, 나온다면 어떤 말을 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앵커]

이 전 영사는 지난 2일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죠?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말이죠. 추가로 취재한 게 있나요?

[기자]

이 전 영사는 현재 총경으로 울산 지역 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사건 당시는 경찰 영사로 멕시코에 파견된 것이고요, 제가 오늘 통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일정을 이유로 통화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일 통화에서는 '태풍 때문에 지역 치안을 챙기느라 국감에 참여할 수 없고, 아직 공직에 있기 때문에 공식 대응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0월 21일로 예정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신청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날 출석 여부와 발언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치팀 정종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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