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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 해제' 후쿠시마…주민 6%만 복귀, 여전한 오염토

입력 2019-08-20 14:54 수정 2019-08-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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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일본 총리 (2013년 9월 7일) :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죠.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 보기' 코너입니다. 오늘 탐사기획부 최수연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최 기자, 오늘(20일) 준비한 소식은 무엇인가요?

[기자]

내년 도쿄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8년이 됐는데요, 그동안 제염과 복구 작업을 통해서 후쿠시마 지역이 정상으로 복구 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쿄올림픽도 안전하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직접 현장을 가봤습니다.

오늘은 '올림픽 앞둔 후쿠시마, 정말 안전한가' 이 주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취재진이 지난주부터 현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요약해볼까요?

[기자]

취재 결과 안전하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일단 마을 곳곳에 방사성 오염토 봉지, 일명 '후레콘 백'이 여러군데 방치돼 있었습니다.

이렇게 밭 옆에 산처럼 쌓여있고 심지어 소들이 봉지를 찢어 파헤치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염토는 원전 폭발 당시 오염된 토양을 처리하지 못해 비닐봉지에 담아둔 것인데요.

오염토 봉지를 보관할 때는 외부와의 접촉을 최대한 막아야 합니다.

땅에 깔개를 깔고, 오염토 봉지 위에는 모래 주머니와 덮개를 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오염이 확산될 우려가 큽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의심이 생기는데, 현장에서 직접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봤을 때는 수치가 어땠습니까?

[기자]

기준치가 넘는 곳들이 발견됐습니다.

취재진이 원전에서 차로 20여분 거리 떨어진 나미에 마을에서 측정을 해봤습니다.

나미에 마을은 일본 정부가 안전하다며 2017년에 피난 지시를 해제한 곳입니다.

그런데 나미에역 바로 앞에서도 기준치인 0.23 마이크로시버트를 약간 넘었는데 마을 안쪽에서는 기준치를 훌쩍 넘는 0.32가 나왔습니다.

[앵커]

방사능 수치가 높은데 후쿠시마 주민들은 어떤 얘기를 합니까?

[기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후쿠시마 주민들은 여전히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호소했습니다.

이곳은 아직도 위험하고 주민들은 두려운데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위해서 후쿠시마를 이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만난 주민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노스 마리카/후쿠시마 주민 : 이제 와서 '부흥 올림픽'이라고 후쿠시마에서 야구를 한다 하고… 정부가 형편에 맞춰 후쿠시마를 이용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앵커]

그런데 일본 정부는 방사능 위험이 사라졌다고 피난 지시 지역을 해제하고 주민들을 복귀 시키고 있지 않습니까? 복귀율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 부분은 나가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실제 돌아온 주민은 전체 주민의 6%에 불과합니다.

약 1000여 명입니다.

원전 폭발 피해가 컸던 이타테 마을은 주민 복귀율이 24%, 나미에 마을은 6%, 원전이 위치했던 오쿠마 지역은 0.6%에 불과합니다.

이 마저도 정부가 피난 지시를 해제하면서 지원금을 끊으니 어쩔 수없이 돌아온 사례들도 많고요.

대부분 안전에 대한 두려움에 복귀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안자이 도루/후쿠시마 주민 :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주민들이 살 수 있는 상태가 아니거든요. 토양 오염이 심각해요.]

[앵커]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원전 피난 지시 지역 해제를 속속 하고 있는데, '올림픽의 성공'과 '후쿠시마 부흥' 둘 다 잡으려는 의지로 보이네요?

[기자]

일본 정부은 후쿠시마 이즈마 경기장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성화 봉송 루트에도 후쿠시마를 포함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후쿠시마가 이제 안전하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 알리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당장 내년에 올림픽을 가야하는 우리 선수들 건강이 우려되는데 정부는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관련해서 저희 취재진이 대한체육회의 '도쿄 올림픽 대응 방안' 문건을 입수했는데요.

별도의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계획까지 마련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올림픽 1주 전부터 선수촌 10km거리에서 급식 지원센터를 열어서 행정 인력을 보내고 우리 식자재로 조리와 영양을 맡아서 하겠다는 것입니다.

후쿠시마 식자재 먹는 것을 막겠다는 것인데 올림픽으로 후쿠시마 안전성을 홍보하려던 일본 입장에서는 민감할 부분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뉴스보기, 탐사기획부 최수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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