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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있는 오염토, 돌아오지 않는 주민들…후쿠시마 가보니

입력 2019-08-20 08:11 수정 2019-08-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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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이 폭발한 사고가 난 지 8년이 지났습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을 씻어내는 제염과 복구 작업으로 후쿠시마의 여러 지역들이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래서 내년에 열릴 도쿄 올림픽도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습니다. 주민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방사능에 오염된 흙은 곳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후쿠시마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주 토요일, 도쿄의 후쿠시마관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현에서 생산된 먹거리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매장 전체가 후쿠시마산 식품들로 가득 차 있는 곳입니다. 이쪽을 보시면 후쿠시마에서 재배한 쌀을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고요.

이쪽에 보시면 후쿠시마 산 말고기도 팔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이시카와 도모히로/후쿠시마관 점장 : 평일에도 라면 등을 먹을 수 있어서 점심 때 샐러리맨들이 줄을 서기도 하고 퇴근길에 들르는 고객들도 계십니다.]

같은 날 오후, 신칸센을 타고 1시간 반만에 도착한 후쿠시마역.

역 안에는 올림픽 홍보 문구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역을 벗어나면 방사능 공포가 현실로 다가옵니다.

일명 '후레콘 백'입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당시 오염된 토양을 처리하지 못해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둔 것입니다.

주택가 사이를 달리는 도로 양 옆에는 아예 검은 산을 이뤘습니다.

오염토 위로 풀과 나무가 자라나기도 합니다.

바로 옆에는 벼농사가 한창입니다.

[와타나베 칸이치/나미에 농민 : 제염이라고 해도 오염 성분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제염에 대한 불안감은 없나요?) 물론 불안하죠.]

일본 정부는 방사능 위험이 사라졌다며 피난 지시 지역으로 선포했던 곳을 해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해제 기준으로 삼는 방사선량은 연간 20밀리시버트.

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기구가 정한 안전기준인 1밀리시버트의 20배에 달합니다.

원전에서 차로 20여분 거리 떨어진 나미에 마을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곳의 방사성 물질이 대부분 제거됐다며 2017년 피난 지시를 해제했지만 정작 돌아온 주민은 6%에 불과합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와봤더니 기준치가 넘는 방사능 수치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한때 식당으로 쓰였던 이 가게는 쓰레기만 가득한 채 텅 비어있습니다.

원전 인근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전 폭발 피해가 컸던 이타테 마을은 주민 복귀율이 24%, 원전이 위치했던 오쿠마는 0.6%에 불과합니다.

[미츠다 칸나/지구의 벗 일본 사무국장 : 올림픽의 그림자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를 숨기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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