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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하철역 '깔딱계단' 오르는 시민들…'숨이 턱'

입력 2019-08-0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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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지하철역에서 매일 등산 아닌 등산을 하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없어서 출구로 가려면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올라야하기 때문입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은 물론이고, 혹시라도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어쩌나 아찔합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황태선/주민 : 놀랐어요. 저기를 올라갈 수 있나…]

인천 지하철 2호선 석남역입니다.

밖으로 나오는 출구는 총 2개인데, 두 곳 모두 계단이 100개가 넘습니다.

숨이 넘어간다고 해서 '깔딱계단'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김갑순/주민 : 137 계단. (직접 세어 보신?) 네 직접 세어 봐. 딱 숨이 차다 할 때 끝나더라고요.]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이용합니다.

[노희재/주민 : 계단은 이용 한 한 번? 두 번? 했던 거 같아요. 많이 힘들었죠. 겨울이었는데 겨울에도 땀날 정도.]

배낭을 메고 등산하듯 오르는 모습도 보입니다.

계단길이 이렇게 길 줄 몰랐습니다.

[박규태/경기 부천시 도당동 : (여기 처음 와 보셨어요?) 네. (어떠세요?) 너무 힘들어요.]

엘리베이터를 찾지 못해 걸어온 사람도 있습니다. 

[시민 : 나 모르고 여기 지리를 몰라가지고. (엘리베이터) 아 저기 있구나. 근데 몰라서.]

엘리베이터 타기 경쟁도 치열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걸어왔는데…힘드네요.]

인근의 인천가좌역과 서부여성회관역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대신 17인승 엘리베이터가 출구마다 2개씩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유성준/주민 : 엘리베이터는 두 개밖에 없으니까 이용하는 승객에 비해서 너무 적다.]

불편함 뿐이 아닙니다. 안전도 문제입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화재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계단을 이용해서 신속히 이동하라고 쓰여있는데요.

막상 밖에 나가서 계단을 살펴보면요.

폭이 좁고 굉장히 가팔라서 빠르게 대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최가희/주민 : (그게 가능할 거라고?) 아니요. 너무 길어서 하다가 하다가 못 나올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출구가 도로 한가운데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제가 지금 계단을 겨우 올라오기는 했는데요.

보다시피 출구 바로 앞이 1차선 일방통행로입니다.

사각지대에서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거울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무심코 건너다간 사고가 날 위험도 있습니다.

모두 공간이 부족해 발생한 상황입니다.

해당 구간들은 경인고속도로를 따라 났습니다.

자리가 없어 에스컬레이터도 만들지 못하고 출구도 비좁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인천시청 : 편의 위주로 예산을 짜기 좀 힘들어요. 시에 돈이 없어서 이제 예산도 잘 안 세워지고, 그런 실정이죠 지금.]

10년 전 개통한 1호선의 한 출구는 또다른 이유로 에스컬레이터가 없습니다.

이곳은 인천대입구역 2번 출구 앞입니다.

인근에 초중고등학교도 있고 5000여 세대 아파트단지까지 있어서 이용객이 많은 출구 중 하나인데요.

이곳 역시 에스컬레이터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당초 설계 될 때 임시 출입구 개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송도국제도시를 계획할 당시 지상 출입구는 최소화 하는 것으로 설계됐습니다.

도시 경관을 위해서 입니다.

대신 인근에 들어설 건물 지하로 연결 통로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건물이 들어서지 않았습니다.

결국 임시로 출입구를 만들어놓았고, 이 때문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천교통공사 : 주변 (건물이) 개발이 되면 거기에 이제 또 에스컬레이터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따로 설치를 안 했던 거죠.]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가 가장 우선돼야 할 공공재인데, 당초 잘못된 설계로 주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곽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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