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한국의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직접 겨냥하고 있습니다. 경제보복의 상징성은 물론이고 효과도 높이겠다는 심산이겠죠. 그런데 말씀드린 대로 일본도 손해보는 일이 될 것이고 우리로서는 따져보면 당장 큰 피해가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됐을 때는 걱정할 만한 상황이기는 합니다.
경제산업부 박영우 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도록 하죠.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모두 세 가지입니다.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 또 투명 폴리이미드인데요.
산업소재이다 보니까 이름이 좀 어렵습니다.
쉽게 말하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화면을 만들 때 꼭 필요한 물질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또 일본 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상 독점 제품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는 것들입니까, 이게?
[기자]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포토레지스트인데요.
반도체 회로를 새길 때 필요한 코팅액으로 보면 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흔히 불산이라고 불리는 불화수소입니다.
반도체 웨이퍼의 불순물을 없애는 데 주로 씁니다.
마지막은 투명 폴리이미드라는 물질인데요.
접히거나 휘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사용을 하는데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 폴드를 만들려면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앵커]
그렇겠군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업체들이 좀 영향권에 들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파장이 예상이 됩니까?
[기자]
당장 타격을 받는 건 아닙니다.
일본의 조치는 수출 자체를 막겠다는 것보다는 번거롭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재고가 한두 달치는 남아 있는 데다가 요즘 반도체도 잘 안 팔려서 공급이 부족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고요.
문제는 사실상 금수조치로 가면서 이 사태가 장기화하는 경우인데 세 가지 소재 모두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이다 보니까 일본산을 대체할 제품을 확보하기가 아직은 쉽지만은 않은 만큼 장기화할 경우 공장을 돌리기 어려워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정부도 일단 WTO 제소 방침을 밝히기는 했으나 이게 원래 이제 몇 년이 걸리잖아요, 결정이 나려면. 뭐랄까, 직접적인 대응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는 것인가.
[기자]
앞으로 좀 일본이 어떻게 하느냐 여기에 좀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업계는 당국이나 사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언급할 때부터 이런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은 해 왔습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금수조치로까지 갈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럴 경우에는 우리 기업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 역시 상당한 피해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53%로 절반이 넘습니다.
바꿔 말하면 일본 소재 기업들에게 한국은 가장 큰 고객인 셈이죠.
이 때문에 우선 국제법 원칙에 어긋나는 점부터 분명히 하고 구체적인 대응 수위는 일본이 실제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조절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