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년 가까이 제대로 파헤쳐지지 못했던 이른바 권력형 비리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강제 수사권이라는 칼을 빼들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 사건의 핵심관계자인 별장 소유주 건설업자 윤중천 씨 자신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최근 적극적으로 부인을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별장 동영상을 자신이 찍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윤 씨가 6년 전에 경찰 고위 관계자와 나눈 통화 내용을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얘기와 다른 말들이 나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소환된 것은 지난 1월 말.
당시 윤 씨는 김학의 전 차관과의 친분은 인정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대부분 부인했습니다.
[윤중천/별장 주인 :진정한 기자라면 지금 다 남자들을 한 번 대변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당시 윤 씨는 "별장 성접대 영상에 나왔다는 여성 A씨가 김학의 전 차관과 만나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6년 전 검찰 조사에서 윤 씨는 "역삼동 집에서 김 전 차관에게 A씨를 소개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개한 시점도 2006년으로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역삼동 집'은 A씨가 김 전 차관으로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장소입니다.
[A씨/피해 주장 여성 : 나는 김학의 전담으로 하고 있던 여자였으니까. 그것도 별장 외에서까지 집을 얻어 놓고. 역삼동에서. 근데 나를 모른대.]
또 윤 씨는 '별장 동영상'에 대해 자신이 찍은 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초, 윤 씨가 경찰 고위급 출신의 B씨와 나눈 통화 내용은 다릅니다.
B씨가 "뭐하러 그런 사진을 찍어서 남한테 피해를 주냐, 김학의 본인이 찍은 걸 아냐"고 묻자 윤 씨는 "같이 찍은 거"라며 "서로 찍어줬다"고 답합니다.
윤 씨는 김 전 차관과 함께,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관련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의 재수사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부인하는 윤 씨가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