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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사법부에 분노" "헌법 불복"…여야, 설 민심 '아전인수'

입력 2019-02-07 17:59 수정 2019-02-0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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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1심 재판 결과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은 설 연휴를 지나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민주당은 "사법부에 분노"한다고 했고, 한국당은 "헌법 불복"이라며 설 민심에 대해 제 각각의 해석을 내놨습니다. 또 여야는 현재 개점 휴업 중인 국회 정상화를 위해 오늘 두 차례 회동을 가졌지만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오늘(7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설 연휴 이후 첫날인 오늘 국회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당숙이 "너 언제 취직할 거니"라고 물으면
"곧 하겠죠"라고 얼버무리지 말고
"당숙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해라.
"추석 때라서 일부러 물어보는 거다"라고 하거든
"추석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을 하라.
"아니,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 [사유와 성찰] "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경향신문, 지난해 9월 22일 /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지난해 추석 때 그야말로 화제의 글이었습니다. 이번 설도 마찬가지였죠. "설이란 무엇인가". 정치인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설이란 무엇인가". 표를 먹고 사는 이들에게 명절은 성수기입니다. 지역을 찾아 인사를 하고 민심을 듣습니다. 그리고 지도부는 이를 정리해 메시지를 내놓죠. 각 당이 전한 설 민심입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가 이제 그만 싸우고,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는 데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질책이자 준엄한 요구입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못 살겠다', '언제까지냐'라는 것이 설 민심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 임기가 언제까지냐고 묻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분명 국민들은 같은 설을 보냈는데 민주당과 한국당의 밥상머리 민심은 달랐습니다.

특히 연휴 직전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선고가 내려지고 법정구속되면서 관심이 컸는데요. 각 당이 전달한 민심 들어보시죠.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어제) : 재판 판결에 대한 비판이 굉장히 높았고,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재판인가라고 하는 데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사법부를 좀 압박해야 되겠다는 이런 의견과 아울러서…]

[채이배/바른미래당 정책부대표 : 민주당이 과연 설 연휴 기간 동안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은 것인지, 스스로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소위 '뇌피셜'을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들은 민심도 달랐나 봅니다. 이렇게 설 민심을 두고 정치인들이 '아전인수' '동상이몽'으로 서로 다른 말을 하거든 저는 이런 질문을 해야겠습니다. "설 민심이란 무엇인가".

아무튼 김경수 지사의 판결을 놓고는 공방이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연일 판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의원들의 비판과 성토에 이어 사개특위 위원장인 박영선 의원도 가세했습니다. "친구가 훔친 자전거를 함께 탔다고 해 과연 공범일까?" "법정구속은 원칙의 선을 넘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이같은 반발을 '재판불복'이자 '헌법불복'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대 지지층 결집 등 역풍을 우려해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입니다. 바로 '대선불복' 프레임인데요. 민주당이 이같은 주장을 제기하자 하지도 않은 말을 여당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일) : 김경수 재판을 가지고 왜 청와대 앞에 가서 그렇게 대선 불복하는 망동을 한단 말입니까.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탄핵당한 사람들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한단 말입니까.]

[김병준/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 왜 자꾸 대선 불복 이야기를 자기들 스스로 하고, 또 그걸 가지고 마치 야당이 대선 불복을 지금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호도를 하고 이러면 안 되죠. 지난 대선에 대해서 불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또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습니까?]

뿐만 아니라 나경원 원내대표도 "언제 대선불복이라고 했냐", 윤영석 수석대변인도 "대선불복으로 연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비대위원장, 원내대표, 대변인 등 지도부가 손발을 착착 맞춰 대선불복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나 어딜 가나 엇박자가 나오기 마련이죠. 대선결과를 인정하지 말자는 사람이 있느냐는 김병준 위원장 질문에 이런 답이 나왔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당에서 좀 그걸 제대로 이거를 잡아야죠. 이거는 그거를 더 거슬러 올라가서 대선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저는 이런 얘기입니다. 그것도 정치투쟁을 해서가 아니라 법적으로 당선무효가 가능하다 이거를 설명 드린 겁니다.]

그러니까 '불복',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대선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입니다. 사실 당 지도부에서도 대선불복은 아니라고 했지만 대선과정에서 댓글이 조작된 것이라며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결국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주광덕/자유한국당 의원 : (판결문에) 92회에 걸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돼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드루킹 댓글 조작 활동을 사전에 보고 받았는지, 아니면 인지하고는 있었는지에 관해서 국민들에게 답해야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아무튼 여야가 제 각각 설 민심을 전했지만 국회 정상화에 대한 목소리는 같습니다. 국회로 돌아온 여야 원내대표가 오늘 오전, 오후 두 차례 만났는데요. 합의안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여야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당은 김태우 특검 도입, 손혜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국정조사, 조해주 선관위원 자진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쟁용 국회에는 응할 수 없다며 조건 없는 정상화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바른미래당이 중재안도 냈고 지금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합의된 것이 없습니다.]

이쯤에서 다시 묻겠습니다. "설이란 무엇인가".

설이 되면 무언가 새로워야 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해야 할 것 같은 기대가 높아지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TV에서는 설 특집 영화, 특집 예능을 선보이죠. 그러나 우리는 정치권은 특집은커녕 여전히 국민들의 기대 수위를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발제 정리합니다. < 여야, 설 민심 '아전인수'…김경수 판결 공방 가열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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