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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식물 헌재' 끝…국회,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선출

입력 2018-10-17 18:23 수정 2018-10-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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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가 오늘(17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선출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여야가 추천한 3명의 후보자 선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져 온 헌재 마비 상태가 사실상 오늘부터 해소된 것이죠. 이러한 가운데 여야 공방이 극심하던 국정감사는 오늘 하루 잠깐 숨고르기에 들어갔는데, 최 반장 발제에서는 재판관 선출 등 국회 이슈를 자세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자]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있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19일 재판관 5명이 퇴임을 하면서 사상 초유의 재판관 4인 체제를 맞이합니다. 이틀 뒤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이 반대했던 이석태, 이은애 재판관을 임명하면서 6인 체제가 됐지만, 여전히 '식물 헌재' 상태였습니다.

여야가 각각 후보자 3명을 추천해 놓고서도, 인준을 마무리짓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종석 후보자를,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추천한 김기영 후보자를 반대하면서, 바른미래당이 추천한 이영진 후보자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나섰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지난 10일) : 헌법기관 마비 사태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회의 책무 소홀이 다른 헌법기관의 공백 사태를 초래하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는 상황을 조속히 해소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한국당이 대통령의 이같은 요청을 문제삼으면서,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는 제 때 시작하지 못했고요. 또 파행을 빚기도 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 전체가 헌법이 부여한 책무에 대한 국민의 이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 헌법 재판소 정치화 시키지 않는 것도]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 말씀 들어보세요!]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책무입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 말씀 들어보시고요! 필요 없는 헌법재판관 요건을 가지고 왜 인사청문회를 아직까지 합니까?]

[장제원/자유한국당 의원 :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이고, 야당의 책무예요!]

이렇게 한 달 가까이 계속된 헌재 공백 사태는 오늘에서야 해소됐습니다. 김기영, 이종석, 이영진 후보자 선출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 때문에 '올스톱' 상태였던 헌재도 정상 가동이 될텐데요. 낙태죄, 최저임금제, 위안부 합의, 개성 공단, 사드 배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위헌 판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늘 국정감사는 교육위와 외통위 2개 상임위에서만 열렸고 나머지는 쉬었습니다. 자료 정리를 위해 통상 국감기간 중 수요일은 일정을 잡지 않는데요. '국감 전쟁'을 치르는 의원들도 일주일에 하루는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셈입니다. 특히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며 파행을 거듭한 기재위는 분위기를 좀 식혀야 할텐데요. 피감기관과 맞고소를 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국감 참여를 놓고 시작 전부터 공방을 벌이다가 가까스로 감사에 돌입했지만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

[권성동/자유한국당 의원 : 적반하장이 무슨 뜻인지 아시죠?]

[김재훈/한국재정정보원장 : 네 알고 있습니다]

[권성동/자유한국당 의원 : 도둑이 몽둥이 들고 오히려 꾸짖는 거예요]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 도둑질을 누가 한 거지?]

※ 지나친 화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정성호/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 김경협 의원님…동료 의원 질의하는데 그러지 마세요]

+++

국회의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본인이 말을 할때 다른 의원이 끼어드는 것입니다. 권성동 의원, 이렇게 점잖게 발언하고 있는데 김경협 의원이 끼어들고, 게다가 비아냥 섞인 표현에 웃음까지 터지자 심기가 불편해진 것 같은데요. 한 마디를 날리자, 또 다시 고성이 오고갑니다.

[권성동/자유한국당 의원 : 정말 싸가지가 없네요 김경협 의원]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은 싸가지가 있습니까?]

[권성동/자유한국당 의원 : 싸우러 왔어요, 여기에?]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 참 진짜 버르장머리 없네~]

[권성동/자유한국당 의원 : 버르장머리 없는 거는~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한테 하는 표현이 아니에요!]

이쯤에서 잘잘못을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요약하자면, 권성동 의원은 김경협 의원에게 "싸가지가 없다"라고 했고, 김 의원은 권 의원에게 "버르장머리가 없다"라고 했죠. 먼저 '싸가지'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싹수'의 방언"으로 '싹수'란,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의미합니다. 사실 "싸가지가 없다"라고 하면 욕처럼 보이지만, 제가 오전에 국립국어원에 직접 물어봤더니 "'싸가지'는 방언일뿐 속된 의미는 없다"라고 합니다.

다음 김경협 의원이 내뱉은 '버르장머리'. 사전에서는요. '버릇'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버릇'이라는 의미는, "윗사람에 대하여 지켜야 할 예의"를 뜻합니다. 마찬가지로 국립국어원 확인 결과, '버르장머리'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쓰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다"라는 답이 돌아왔는데요. 권성동 의원이 60년 생, 김경협 의원이 62년생. 즉 김 의원의 발언은 예의가 없는 표현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누가 더 잘했다, 누가 더 잘못했다를 판가름하려는 것은 아니었고요. 이렇게 여야 의원들이 불필요한 말싸움을 벌이는 동안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정작 이들이 감사를 벌이기 위해 증인석에 앉혀 놓은 피감기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고성과 삿대질, 또 삭막하기만 했던 기재위 국감장에서도 잠시나마 웃음이 터지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도 해결사를 자처한 것은 심상정 의원이었습니다.

[김경협/더불어민주당의원 (어제) :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러운 줄 아세요! (위원회 깽판 치지 마!)]

[나경원/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위계 위력에 의한 공무 집행 방해야. 이거 국감을 이렇게 방해할 수 있어?]

[심상정/정의당 의원 (어제) : 싸우실 분 나가서 싸우고, 국감 좀 하게요.]

[심재철/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관리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한 마디 하면 그걸로 끝나는 거지. (심 의원님 그만하세요.) (심 의원님 가만히 계세요.)]

[심상정/정의당 의원 (어제) : 이름 불러주세요. 심 의원 많으니까.]

[권성동/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그렇게 조크를 하고 싶어요?]

[심상정/정의당 의원 (어제) : 너무 시끄러워서 정신 건강에 지장이 많아요, 지금.]

내일부터는 또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주목해 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재판관 후보자 본회의 통과…헌재, '공백 사태' 해소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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