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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코앞인데 출하할 게 없네요" 폭염피해 과수농가의 한숨

입력 2018-08-09 15:11

사과 노랗게 변하고, 신고배 탁구공 만해…"상품 출하 과일 20% 넘지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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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노랗게 변하고, 신고배 탁구공 만해…"상품 출하 과일 20% 넘지 못할 것"

"추석이 코앞인데 출하할 게 없네요" 폭염피해 과수농가의 한숨

"과수원을 30년가량 운영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추석이 낼모레인데 시장에 내놓을 만한 사과가 얼마나 될지 막막합니다."

충남 서산시 고북면에서 1만6천500㎡ 규모의 사과농원을 운영하는 김용선(57) 씨는 누렇게 색이 변한 사과(홍로)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마다 추석에 맞춰 출하해 예년 같으면 지금쯤 나무마다 주렁주렁 사과가 매달려 속살을 한창 찌우면서 파란색에 붉은 기가 돌아야 할 시기지만, 사과 개수도 많이 줄었고 남은 사과도 상당수가 복숭아 같은 연노란색으로 변했다.

"사과나무도 숨을 쉬어야 정상적인 생육을 하고 과일을 맺는데, 연일 30도 넘는 폭염이 이어지니 제대로 결실을 보지 못하고 도중에 이렇게 색이 변하거나 상처가 나고 있다"며 "30년 넘게 사과 농사를 지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정상적으로 자란 사과도 유해조수들이 상처를 내고 있어 추석에 맞춰 상품으로 내놓을 사과는 전체의 2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폭염에 따른 일소피해는 특약으로 별도 가입해야 해 대부분 과수 농민들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폭염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

김씨 인근의 배 과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금쯤 어른 주먹 크기 이상으로 자라있어야 할 배(신고)가 탁구공만 하거나 어린아이 주먹 정도 크기에 머물러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온도를 낮추려고 종이봉지로 씌우고 수시로 과수원에 물을 뿌리고 있지만, 나무 자체가 고온에 맥을 못 쓰다 보니 배가 사실상 생장을 중단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침이 나오지 않았지만, 과수 피해에 대해서도 폭염에 따른 자연재해로 인정되면 추후 전수조사 등을 거쳐 적절한 보상을 하거는 등 피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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