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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교양서 '미제'표현 사라졌다…이제 '일제'만 남아

입력 2018-07-05 11:26

북 계급교양 타깃, 미제·일제였으나 북미회담 후 '변화'

"반미 교양 강화하면 스스로 북미정상회담 성과 깎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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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계급교양 타깃, 미제·일제였으나 북미회담 후 '변화'

"반미 교양 강화하면 스스로 북미정상회담 성과 깎는 꼴"

북 주민교양서 '미제'표현 사라졌다…이제 '일제'만 남아

자본주의를 미워하도록 가르치는 북한 계급교양의 주된 타깃이었던 '미제'라는 표현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공식매체에서 사라져 눈길을 끈다.

북한의 '조선말사전'(2004년 출간)은 계급교양에 대해 "지주, 자본가 계급을 미워하고 자본주의 제도를 반대하며 혁명의 이익을 옹호하고 사회주의 전취물을 수호하는 혁명적인 계급의식으로 무장하기 위한 교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계급교양은 한마디로 자본주의 체제를 미워하도록 주민을 끊임없이 세뇌하는 과정이다.

북한은 평소에도 계급교양을 강조하지만, 특별히 6·25전쟁 발발일과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이 있는 6월과 7월을 '반미공동투쟁 월간'으로 정하고 '미제'(미제국주의의 준말)를 중심으로 한 '계급적 원수'를 증오하라고 주민을 부추겨왔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 6∼7월 북한 공식매체에서 계급교양의 주된 타깃이었던 '미제'라는 용어가 5일 현재까지 전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월 26일부터 짧게는 4일, 길게는 약 1개월에 한 번꼴로 '한시도 늦출 수 없고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반제 계급교양'이라는 제목으로 계급교양 관련 시리즈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5월 말까지도 계급교양과 함께 노동신문에 등장했던 '미제'라는 표현이 북미정상회담 이틀 전인 6월 10일부터는 완전히 사라진 점이다.

노동신문은 6월 10일에 이어 같은 달 14일과 22일, 28일, 그리고 5일에도 계급교양 시리즈 기사를 실었지만, 기사 내용 어디서도 '미제'라는 용어를 찾을 수 없었다.

대신 관련 기사들은 자본주의의 '열악한' 사회상과 사회주의의 '행복상'을 부각하고, 특히 계급교양의 두 번째 타깃인 '일제'의 만행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또 2∼3일에 한 번꼴로 계급교양관 참관기나 계급교양관을 찾은 주민들의 반응 등을 소개하고 있는 조선중앙TV도 6월부터는 일제의 조선 침략 역사와 만행을 규탄하는 내용만 내보내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체제 유지를 위한 중요한 사상교육인 계급교양을 지속하면서도 계급교양의 핵심인 '미제'에 대해 비난을 자제하는 것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6·25전쟁 발발일에는 매년 정례적으로 진행해왔던 반미 군중집회도 열지 않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대화 분위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미교양을 강화하면 그것은 스스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꼴"이라며 "북한 당국이 대화 상대인 미국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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