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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사람아… 사람아…'

입력 2018-05-21 21:47 수정 2018-05-22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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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내가 봤을 때 전 세계 컴퓨터의 수요는
기껏해야 5대가 전부일 것

- 1943년 토머스 왓슨 IBM 회장

 

자동차가 철도를 대체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꿈같은 헛소리에 불과

- 1913년 미국철도협회 보고서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은 사실 너무나 많습니다.

하긴 미국에서 군용으로 시작한 컴퓨터.

그 시조는 '에니악'으로 엄청난 크기의 그 계산기가 돌아갈 때는 막대한 전력 소비 때문에 도시 전체의 전기불이 약해졌다는 전설 같은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온 세상을 컴퓨터가 뒤덮은 오늘을 당시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겠지요.

철도 역시 자동차에게 길을 빼앗기기 싫었을 테니까 저런 식의 보고서를 만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테고 말입니다.

익숙했던 체제와 사고의 틀을 바꾼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더군다나 그것이 컴퓨터나 자동차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인간의 문제라면…

1993년, 당시 대통령 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로스앤젤레스에 살던 11살짜리 소녀에게 편지를 한 통 받았습니다.

소녀는 학교에서 본 텔레비전 광고가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있었습니다.

광고는 "미국의 모든 여성은 매일 기름진 냄비나 프라이팬과 씨름하고 있다"였는데, 소녀는 여성만 주방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이 편지는 크게 화제가 돼서 결국 세제 회사는 한 달 뒤 광고 문구를 '여성'에서 '사람'으로 바꾸었지요.

11살의 그 소녀는 다름 아닌 메건 마클.

유엔에서 성 평등 운동에 앞장섰고, 지난 주말 결혼식장에서도 홀로 입장했으며, 남편에 대한 복종서약도 하지 않았습니다.

짐짓. 남의 나라 얘기로 빙빙 돌고 있습니다만 사실은 우리 사회 역시 이른바 젠더 문제가 폭발적으로, 다이나믹하게 제기되고 논쟁이 되는 중이지요.

메건과 해리가 결혼식을 가졌던 바로 그날 서울에서 1만 명씩이나 모였던 주말의 집회 역시 우린 그런 우리사회의 논쟁의 일부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논쟁의 끝에서…

먼 훗날… '남성'이나 '여성'들은.

아니 '사람'들은.

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모든 것이 예전에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을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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