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구미의 한 원룸에서 20대 아버지와 2살 난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이는 출생신고도 하지 않아 이름도 없었고 어떤 복지 혜택도 받지 못했습니다.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에 많이 정비됐다고 하지만 '복지시스템' 밖에 방치된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우편함에 요금고지서 1통이 남아있습니다.
현관문에는 월세가 밀렸다는 쪽지가 붙었습니다.
집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것은 지난 3일입니다.
문을 열어보니 29살 서모 씨와 2살로 보이는 아이가 숨진 채 누워 있었습니다.
시신이 부패된 정도로 볼 때 숨진 지 일주일 정도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애기도 많이 말라 있어요. 영양상태가 안 좋으면 마르는 그런 형태의 사람(이었어요.)]
국과수는 1차 부검 결과 위에서 내용물이 발견됐다며 아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통보했습니다.
타살 흔적도 없었습니다.
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껏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1층 편의점 직원 : (처음 보는 얼굴이었나요?) 네, 정말 몰라서 모른다고 대답했어요.]
서 씨는 동거하던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몇 달 전 헤어진 뒤 혼자 아이를 키웠습니다.
주소지가 대구인데다 주민등록이 말소돼 기초생활수급자 등 각종 복지혜택 신청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의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복지 사각지대가 아닌 아예 복지시스템 밖에 있었던 겁니다.
경찰은 숨진 서 씨의 병력과 치료기록을 파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