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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나저씨' 이지은X김원석, 논란 해명장…#불편 #폭력 눈물 닦을까(종합)

입력 2018-04-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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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나저씨' 이지은X김원석, 논란 해명장…#불편 #폭력 눈물 닦을까(종합)

tvN '나의 아저씨'는 해명하기 바빴다. 기획 초반부터 들렸던 잡음은 베일을 벗은 뒤에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45살의 유부남과 21살의 여자가 만나 애정을 느낀다'는 시놉시스는 로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내용을 연상케 해 논란이 일었다. 업친 데 덥친 격으로 오달수의 성추행 사건도 연달아 터지며 '나의 아저씨'는 몸살에 시달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첫회부터 아이유가 장기용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장면에 수위 논란까지 빚었다.

논란은 점점 더 가중됐고, 시청률은 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 머물렀다. '나의 아저씨(이하 '나저씨')'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기자간담회가 열고, 이선균·이지은·박호산·송새벽과 김원석 감독이 참석해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일종의 논란 해명장(場) 느낌을 줬다. 드라마 만큼이나 어두운 기자간담회였다. 계속된 칼날 같은 질문에 김원석 감독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제목에서 오는 로리타 시선에 대해 김 감독은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에서 오는 오해는 완전히 풀리지 않은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기도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을 포함하기도 한다. 소중한 감정이라는 건 기존의 개념으로 어떻게 설명될지는 모르겠다"며 "작가님 대본을 읽으며 그 감정이 좋아서 연출을 결정했고,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들려드리고 싶다. 14회까지 나왔는데 좋은 대본을 어떻게 잘 표현할까 고민을 하면서 만들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지은을 섭외할 때 '(로리타 시선을) 걱정하지 말라. 이렇게 생각하고 만들고 있다'고 지은 씨에게 설명했다. 지은씨가 이해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논란이 다시 부각 되는 게 안타깝다. 그때 그 결정을 내려준 것에 대해 굉장히 설득을 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이유는 "가수로서 냈던 앨범에서 따라 붙었던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 프로듀서와 가수로서 전달이 매끄럽지 않으면 이렇게 비추질 수 있고,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좀더 경각심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감독님께도 첫 미팅 때 말씀을 드렸다"며 "그러나 대본에선 그런 시선을 느끼지 못했다. 이 지안이와 이지은이 만났을 때 떠안아야 하는 논란도 생길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만, 논란과 글이 만났을 때 떳떳하지 못했으면 섭외 수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느껴졌다"고 답했다.

[현장IS] '나저씨' 이지은X김원석, 논란 해명장…#불편 #폭력 눈물 닦을까(종합)

'나저씨'는 유독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독히 현실적이다. 극중 아이유는 남들보다 힘겨운 삶을 버텨내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 중 한 명이다. 이선균은 성실하게 흘러가는 대로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제작진은 '이게 현실'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포장했지만, 실제로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함' 그 자체다. 삶이 무게를 견디는 사람을 향한 연민과 위로가 아닌 현실 직시에 불과했다.

이에 김 감독은 극이 '어둡다' 의견이 팽배한 것과 관련해 "내 작품은 항상 들었던 이야기다. '나의 아저씨'를 코미디라고 생각하고 만들고 있다. 코미디가 하고 싶은 장르고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이 코미디다. 현실이 굉장히 어둡고 우울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웃음이다. 그런 면에서 더 기대를 하셔도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작품이 윤리적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지독한 악을 보여주며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나저씨'의 경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이슈인 '젠더의 문제'를 건드렸다. 시대에 뒤쳐지는 시대적 화두를 던졌다. 아저씨와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고, 남성의 힘에 의해 무차별적 폭행을 당하는 여성. 이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하기 충분했다.

만약 장기용(이광일)의 뒤틀린 폭력성과 그저 '나쁜 남자'임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타이트한 폭력의 장면이 아닌 풀샷이나 대사 등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김 감독은 범법을 저지르는 극중 캐릭터 이지안에 대해 "도청은 잘못된 행동이고 폭력도 있어서는 안 된다. 미화하거나 조장하는 걸 목표로 만든 드라마는 아니다. 드라마를 보시면 안다. 도청이라는 방법은 어떤 한사람을 지극히 철저히 이해하기 위한 극적의 장치다. 좋은 영화들도 도청을 매개체로 쓰고 있다"며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점점 알려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폭력 장면에 대해선 블러 처리를 하고 있다. 아예 편집을 하고있다.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연컨대 논란 이후 캐릭터 관계도가 수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지은은 "지안이에게 몰입을 많이 하고 있었다. 크게 반응을 샅샅이 보지 못했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관계도만으로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는 걸로 안다"며 "방영 후엔 폭력으로 초점이 맞처졌다. 장기용(이광일)이와의 관계는 '채무관계'만으로 폭력신을 연기를 했는데 '이렇게 비춰질 수 있구나'라며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지안이의 감정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장IS] '나저씨' 이지은X김원석, 논란 해명장…#불편 #폭력 눈물 닦을까(종합)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야 하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도 배우들의 역할이다. 이에 이지은은 '나저씨'에서 도청·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가 다뤄진 것에 대해 "극중 지안이가 도청을 하고, 폭력에 휘말리고 있다. 연기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지안이대로 느끼고 지안이로 행동해야한다. 이것으로 인해 메시지를 줘야한다기 보다 지안이가 왜 이렇게 행동해야 했는지 쫓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의 시선에 대해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드라마 상에서 도청, 폭력에 휘말린다는 것이 '그래서 도청을 해야겠다' '폭력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다. 오히려 '저거 안 되는데' '비윤리 적'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 나쁜 걸 감추려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지안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연기를 함에 있어서 크게 힘든 점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배우들은 드라마 속의 의상 그대로 입고 기자간담회에 등장했다.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김 감독은 "시청률도 잘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장르의 드라마는 도대체 어떤 걸로 장사를 하려고 하는지 알기 힘들다. 편성 받기 힘든 작품이다. 그럼에도 시청률이 나오고 있고, 주변의 많은 분들이 '미생' '시그널' 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기자간담회 마지막에 "박동훈 캐릭터가 바로 나"라며 "어둡고 우울하지만은 않다. 그런 작품을 못 본다. 언제나 가슴이 따뜻해지는 코미디를 만들고 싶다. 따뜻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과연 '나저씨'는 각종 논란을 타파하고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현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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