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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21시간 밤샘조사 마친 MB…검찰, 영장 청구하나

입력 2018-03-15 17:44 수정 2018-03-1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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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에도 얘기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요, 21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고 오늘(15일) 새벽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내놓은 대답은 "모른다", "기억 안 난다", "나하고는 관계 없다" 이런 정도의 얘기였다고 하죠. 특히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청와대 보고 문건에 대해서는 조작됐을 거라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소환 조사를 마친 이 전 대통령 수사 속보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JTBC 아침 & (어제) : 오늘 올봄 들어 가장 따뜻한 날입니다. 한낮에는 덥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낮 기온이 대부분 20도를 웃돌기 때문에 얇은 옷차림이 어울리겠습니다.]

[JTBC 아침 & : 출근길 현재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산 꼭 챙겨 나오셔야겠는데요. 오늘 강한 바람이 불고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습니다.]

이처럼 하루 사이에 날씨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펼쳐지게 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듯 말이죠. 3월 중순 최고 기온을 기록하며 화창한 날씨 속 검찰 청사에 들어선 이 전 대통령, 조사를 마치고 오늘 새벽 나올 때는요,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정두언/전 의원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지난달 28일) : MB 그분은 되게 뭐한 얘기지만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이고 기도를 많이 받았던 분이거든요, 어머니로부터. 하늘로부터 항상 보호를 받는다는 선민의식이 좀 있으신데, 이번에는 이건 뭐지? 이런 기분일 것 같은데요.]

오늘 날씨만 보자면 정두언 전 의원의 표현대로 이번에는 하늘의 보호를 받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전 대통령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 (장시간 조사받으셨는데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자, 수고하셨습니다. (다스가 본인 게 아니라는 입장은 변함없으십니까?) …]

논현동 자택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비 때문이었을까요. MB를 격려하는 지지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주차장 출입문이 열렸고요. 이 전 대통령이 탄 차량도 곧바로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밤을 새우다시피 한 지지자들은 자택 앞에 도열해 태극기를 흔들며 이렇게 환호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도 차 안에서 손을 흔들었고요, 내린 뒤에는 밝게 웃으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 숙여 화답했습니다.

빗속 귀갓길 MB를 마중 나온 것은 대신 참모들이었습니다. 맹형규 전 장관을 비롯해 김효재, 이동관, 정동기 전 수석 등이 자택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이죠, 유인촌 전 장관입니다. 17대 대선에서 공개 지지 선언을 했고, MB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지냈죠. 어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배우 유인촌으로 복귀하면서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것 아니냐 했지만 오늘 새벽 이렇게 자택을 찾았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들 참모들에게 검찰 조사에 "잘 대처했다. 걱정하지 말라"며 참모들을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참모들도요, "MB가 지친 기색이 없고 표정이 밝았다"라며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 설명을 종합하면 어제 검찰 조사는 이런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검찰은 "피의자 이명박"을 "대통령님"으로 불렀고요, 이 전 대통령도 두 부장 검사들을 "검사님"이라고 호칭하는 등 서로에 대해서 예를 갖췄다고 합니다. 그리고 검찰의 질문에는 대부분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답을 했고요. 변호사는 조력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사 과정에서는 고성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양측이 혐의를 두고 싸우는 등 격론이 오가지 않았다는 뜻인데요. 애초부터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게 새로운 사실관계를 끌어내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확보한 진술과 증거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대답은요, "전면 부인"이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인정한 건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는데, 10년을 돌고 돌아온 질문이지만 이 전 대통령의 대답은 10년 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2007년 8월 17일) : 뭐 도곡동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그러나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은 청와대의 요구가 있었다는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의 자수서가 있었고요. 또 국정원 특활비는 이 전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는 김백준 전 기획관의 진술도 나왔죠. 그리고 청와대 문건이 외부로 유출됐고, 영포빌딩에서는 '다스 실소유주는 MB다'라는 정황이 담긴 문건도 여러건이 발견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아들 시형씨에게 다스 경영권을 넘기려 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내놓자 "준비들 많이 하셨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조카 동형씨의 진술을 근거로 추궁을 하자 다소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통령은 "설령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실무선에서 있었던 것"이라며 자신과는 선을 그었다고 합니다. 측근들은 잘못이 없고 나에게 책임을 물으라던 두 달 전 MB는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요.

[이명박/전 대통령 (1월 17일) :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 우리 정부의 공직자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입니다. 제 재임 중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인 만큼 도주 우려는 없겠지만 모든 혐의를 부인한 만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예상이 되고요. 이미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공범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구속 영장 청구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일단 수사팀의 판단 후 최종 결단은 문무일 검찰총장의 손에 달렸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21시간 조사 마친 MB, 구속영장 청구 주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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