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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훈의 NSC] 한반도 운전대는 '반자율 주행'?

입력 2018-03-1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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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건부이긴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언급했고 미국은 북한의 정상회담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물밑에서 조율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새로운 국무장관으로 지명됐다는 점은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을 지지한다며 적극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은 '동아시아 기적의 직전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안태훈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안 기자, 한국의 외교 안보 컨트롤 타워가 주요국 정상들을 잇따라 만났어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 점은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변국들도 지금의 한반도 정세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모습입니다.

중국은 자신들이 동참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로 북한이 한계점에 왔다고 판단했고, 일본은 대북 제재와 압박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이른바 '차이나 패싱', '재팬 패싱'을 우려한 발언으로도 해석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협력해야 하고 협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식해서 이에 편승하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겠다는 이른바 '한반도 운전대론' 일단 지금까지는 순항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다만 '한반도 운전대'를 우리만이 잡고 있는 일부의 시각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화 국면에 접어든 지금의 모습은 북한의 시간표대로 진행되는 것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핵 무력 완성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서 사전에 준비된 계획표대로 북한이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했다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에 지금 단순하게 우리의 성과라고 만족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정밀한 로드맵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관계자도 "지금까지는 다분히 북한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진단했습니다.

결국 한반도 운전대에 주변국들도 직간접적으로 간섭하는 즉 한반도 운전대는 '반자율 주행'이라는 시각도 있는 것입니다.

[앵커]

물론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안심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현 상황이 북한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뒷받침할 만한 또 다른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태영호 전 북한대사관 공사가 2016년에 한 말에 그 답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당시 기자회견 중에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까지 핵 무력을 무조건 완성한다는 시간표를 정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말을 통해 핵 무력 완성 직후인 2017년 말이나 2018년 초에는 더이상의 핵·미사일 개발이 불필요하다고 보고 무언가 다른 것을 하려고 할 것이란 관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른 계획이라는 것은 지금과 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태 전 공사 측에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만, 바쁘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앞서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과 관련해 살펴봤습니다. 앞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분석도 있습니까?

[기자]

폼페이오 장관 지명은 비단 트럼프 대통령의 코드 인사, 그러니까 '주파수 인사'로만 볼 게 아니라 북한을 보다 잘 아는 사람을 통해 북한의 의도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그만큼 북미 간 이견으로 인해 지금의 대화 국면이 틀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 경우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한 우리 정부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입니다.

[앵커]

남북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를 잘 분석하고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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