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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평화당·정의당 '공동교섭단체' 임박…국회 구도 재편

입력 2018-03-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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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2일) 3월 임시국회가 문을 연 가운데, 국회에 중대한 변수 하나가 생겼습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임박한 상태죠. 이것이 만약 현실화 되면 국회는 크게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추진 소식과 함께 재편되는 국회 권력 구도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3월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한국GM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자동으로 소집이 됐습니다. 하지만 여당과 협의한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상임위가 정상 가동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동안 국회가 문을 열 때마다 단번에 가동된 적이 사실 별로 없습니다. 현재 교섭단체 구도가 여당이 하나, 야당이 둘로 구성이 돼있기 때문에 여당이 수세에 몰릴 때가 많았죠. 그런데 이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손을 잡고, 네 번째 교섭단체를 꾸리기로 뜻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평화당 쪽에서 먼저 공식 제안을 해놓고, 정의당의 결심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어제 정의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적극 추진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의당은 오늘 상무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재확인했고, 오는 17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승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 정의당은 어제 긴급 의원총회에서 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를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촛불혁명이 제기한 '이게 나라냐', 라는 물음. 그리고 '나라 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대한 정의당의 고뇌 어린 답변입니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뜻밖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저도 사실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양당의 대표적인 '스피커'인 이 두 사람이 부정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1월 23일) :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하고 해야죠. 사랑 없는 결혼은, 글쎄요. 그렇게 썩 내키지 않습니다.]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JTBC '정치부회의') :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견해는?) 정체성, 가치관이 다른데 과연 국민들이, 당원들이 이해를 하겠느냐. 저는 그럴 필요성이 있는가 이렇게 강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회찬, 박지원 이 두사람도 결국 정체성 차이보다는 공동의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를 드리자면, '공동교섭단체'는 합당과는 다릅니다.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최종 합의한다면, 평화당과 정의당은 개별 정당으로 존재하면서 원내 활동을 할 때만 '공동교섭단체 자격'으로 참여하게 되는 겁니다.

다소 낯설기는 하지만 10년 전인 2008년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회창 총재의 자유선진당과 문국현 대표의 창조한국당이 손을 잡은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라는 공동교섭단체가 있었죠.

하지만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결성 1년여 만에 간판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정체성 차이와 소수파 교섭단체로서의 불안한 지위 등이 문제였습니다. 마침 제가 당시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담당했던 기자였는데 여당과 제1야당 틈에 끼어서 설움을 겪던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김창수/당시 선진과창조의모임 원내수석부대표 (2008년 8월 19일) : 이런 식으로 정말 협상 대표권을 갖고 있는 우리 이 모임에 대해서 이 당에 대해서 이렇게 계속 홀대를 하고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습니까?]

[권선택/당시 선진과창조의모임 공동 원내대표 (2008년 8월 19일) : 제재에 대한 이유를 말씀해보세요.]

[원혜영/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2008년 8월 19일) : 아니 글쎄 그러니까 거기서 선진당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고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거예요.]

10년 전 사례를 참고해보면, 평화당과 정의당이 꾸리는 공동교섭단체도 실질적인 교섭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 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범여권이 한 축, 자유한국당이 중심이 된 범야권이 또 다른 한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 진영이 선거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듭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1당 지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1당이 되면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받고, 또 차기 국회의장도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죠.

현재 민주당이 121석, 자유한국당이 116석으로 5석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민병두 의원이 사퇴하고, 현역 의원 2~3명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또 자유한국당이 이졍현, 조원진 등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킨다면 민주당이 1당 지위를 내줄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내친김에 재보선에서도 의석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배현진 전 MBC 앵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그런 방침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배현진/전 MBC 앵커 (지난 9일) : 당에서 제게 어떤 직무를 맡겨주시든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할 것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9일) : 자, 아이구~ 똑 부러지네.]

오늘은 한층 더 가까워진 평화당과 정의당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나요.
알아 봐 줘요 내게로 와요
기다릴게요 당신과 나는
혼자가 아니랍니다.


네, 자우림의 '혼자가 아니야'입니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과연 최종적으로 손을 잡을까요. 사실 정체성이 많이 다른 두 당이 공동교섭단체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실험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습니다. 혼자가 아닌 것이, 때로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양당의 새로운 정치 실험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평화당-정의당, 공동교섭단체 결성 임박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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