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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열풍 초·중·고교로 확산 조짐…대학가 폭로도 계속

입력 2018-03-04 18:29

학생·교사 등 성폭력 제보창구 '스쿨미투' 등장…청소년도 온라인 참여

개강 대학가도 교수·학생 성폭력 사례 폭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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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 등 성폭력 제보창구 '스쿨미투' 등장…청소년도 온라인 참여

개강 대학가도 교수·학생 성폭력 사례 폭로 이어져

'미투' 열풍 초·중·고교로 확산 조짐…대학가 폭로도 계속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터져 나온 성폭력 피해 폭로 '미투'(#Me too) 운동이 초·중·고교로까지 번질 모양새다.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및 학교에서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성폭력 피해 제보를 받는 '스쿨미투' 페이지가 개설됐다.

한 제보자는 지난 2000년 고등학교 담임교사가 늦은 시간 전화해 "오빠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전화를 끊지 않겠다고 하는 등 성희롱과 스토킹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그런 말을 하면 끊겠다'고 하자 '너는 선생님한테 예의 없이 군다'고 했던 것, '다른 애들은 안 그런다'고 했던 것 지금도 기억한다"며 "아직 교사 생활 중이던데 미투 운동에 평생 가슴 졸이며 불안에 떨길 바란다"고 했다.

다른 제보자는 1988년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가 학급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추행했지만 아무 징계 없이 장학사를 거쳐 교육장까지 지내고 퇴임했다며 "미투 운동을 보면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안의 상처가 치유되지도, 분노가 잊히지도 않았음을 깨달아 미투 운동에 동참하게 됐다"고 썼다.

한 여성은 경기 지역에 근무하는 한 교사가 대학 시절 선배로 자신에게 접근해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했고, 이후 교사로 임용돼 근무하면서도 지속해서 자신을 찾아와 같은 일을 반복해 신체·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도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피해 폭로에 동참하고 있다.

'대한민국 고2 대나무숲'에는 어린 시절 영어 과외교사로부터 받은 성추행 피해를 언급하며 "그때만 생각하면 자꾸 울컥울컥 눈물이 나고 그때의 기억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당신은 참 더러운 사람"이라고 쓴 제보 글이 올라왔다.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최근 미투 운동에 힘입어 피해 사례를 공개하는 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계속 등장하는 상황이다.

20여 년 전 제자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김태훈 교수가 자진 사퇴하는 홍역을 치른 세종대 대나무숲에는 "실검(실시간 검색)에 오른 교수님뿐만 아니 다른 교수님 또한 빨리 실검에 오르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미투 운동을 보면서 그 사람이 항상 생각났지만, 제가 직접 당한 것이 없어서 마음에만 담아뒀는데 실검에 오른 분보다 더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을 생활처럼 일삼았던 분"이라며 "그 교수도 꼭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신한대 대나무숲에는 한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 성추행을 저질렀고, 수업 중 "여학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남자를 잘 만나야 꽃이 핀다" 등 성차별 발언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올라왔다.

해당 대학 성평등상담실은 긴급 진상조사팀을 꾸리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양대 대나무숲에는 "최근 모 단과대 모 학과 새터(새내기배움터)에서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면서 "학생회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한다는 일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게, 조용히 가해자를 휴학시키는 등 조치 따위로 넘어가려 한다"며 학생 자치기구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개강 전후로 이어지는 신입생 환영행사에서 성폭력 등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상황을 막고자 학생 자치기구가 미리 나서는 사례도 있었다.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회는 2∼4일 열린 새터를 앞두고 '동의받지 않거나 불쾌할 여지가 있는 성적 행동과 발언을 하지 않는다', '게임과 재미를 매개로 원치 않는 신체접촉이 강제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납시다' 등 내용을 담은 '새터 규약'을 만들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특정 대학의 이름을 거론하며 교수의 성희롱·성추행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글, 학내에 교수의 성추행 및 범죄 신고센터를 마련해달라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 제기자는 "대학교수들이 학생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성폭력 피해 및 범죄행위도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이 사회는 교수에게 엄청난 관용을 베풀고 있다"며 익명의 신고센터 개설을 요청했다.

대학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성추행, 성폭행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글도 온라인에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14년 만에 용기를 낸다'는 한 여성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초등학교 1학년 때 길을 알려달라는 젊은 남자를 따라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던 악몽을 끄집어내고 "앞으로 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타나질 않길 바란다"고 적었다.

최근 페이스북에 개설된 '미투대나무숲'에도 '유치원에 다닐 때 같은 동네 백발 할아버지한테 성추행을 자주 당했다', '중학생 때 오빠 자취방에 갔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경험을 공개하며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글이 잇달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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