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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연맹' 없이 일군 여자 컬링의 기적

입력 2018-02-27 18:57 수정 2018-02-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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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여자 컬링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문 대통령도 축전을 통해 "여자 컬링 은메달은 국민 메달"이며 "여자 컬링 '팀킴'으로 행복한 이야기가 많은 올림픽이 됐다"고 응원했습니다.

광고와 방송 섭외도 쇄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말 청소기 광고, 라면 광고 찍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에서는 가상 라면 광고도 등장했는데요, 김은정 선수가 영미를 외치며 스톤대신 라면을 보내고 선수들이 맛있게 라면을 먹는 광고로 마무리가 됩니다. 안경선배 김은정 선수는 안경광고도 찍을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고 스타, 영웅이 되기까지 많은 고생을 했을 여자 컬링 대표팀, 당연히 연맹으로부터 포상금이 꽤 될 거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실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대한컬링경기연맹으로부터 단 한푼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후원사가 주는 포상금과 문체부가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포상금이 전부라고 하는데요, 왜 그런 걸까요?

우선, 여자 컬링 대표팀은 연맹 후원 없이 사실상 자력으로 국가대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이 내분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집안싸움으로 회장도 뽑지 못한 채 지금까지 왔다고 합니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기자회견에서 고충을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김은정/컬링 국가대표 (지난 25일) :  아, 우리는 여태까지 정말 노력을 많이 했고 이렇게 해서 선발전까지 마쳤는데 이제 우리한테는 꽃길만 있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왜 우리는 더 힘들어졌지…]

[김민정/여자 컬링 대표팀 감독 (지난 25일) : 정작 올림픽에서 선발되고는 이제 과정들이 좀 힘이 들다 보니까 저희가 이 선수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을 좀 많이 했었고…]

네, 김민정 감독 울먹이기까지 하네요.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미디어데이,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언론에 훈련상황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는데요, 이때도 엄청난 불만들이 터져나왔습니다. 

[김영미/컬링 국가대표 (지난해 11월 27일) : 지금 당장 다음 주에 어디서 훈련할지 지금 아직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도 그 기술적인 것보다는 장소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

[김민정/여자 컬링 대표팀 감독 (지난해 11월 27일) : 어제 연맹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태릉에 입촌을 하고 이천으로 이동을 해라,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한테 지난주에 훈련했으니까 여기 어떻냐고 물으셨는데 기자님 그러면 저희 지난주 5일 동안 여기서 훈련했는데 올림픽 메달 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올림픽이 코앞인데도 훈련장소도 불명확했고, 태릉에서 3시간 걸리는 경기도 이천까지 가서 훈련을 해야했다고 합니다. 김민정 감독은 몇몇 단체를 빼고는 아무런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았다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김민정/여자 컬링 대표팀 감독 (지난해 11월 27일) : 저희는 경북체육회와 경북컬링협회의 자생적인 도움으로 여기까지 온 팀입니다. 국가대표가 되면서는 대한체육회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해외 전지훈련을 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해주셨고 사실 그 외에는 저희가 언급할 수 있는 게 없고…]

여자 컬링 대표팀의 선전으로 컬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자체와 정치인들이 나섰지만 컬링계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컬링의 인기 업고 숟가락 얹는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척박한 현실에서 정말 기적을 일군 여자 컬링 대표팀…이번 기회에 말뿐인 지원이 아니라 제대로 된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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