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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란 이름으로 포장된 성폭력…단원 다이어리 속 실상

입력 2018-02-26 21:14 수정 2018-02-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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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용부 씨와 이윤택 씨의 성폭력을 폭로해 온 연희단 단원들은 밀양연극촌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문제로 지적해 왔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당시 연극촌 생활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했던 한 여성단원의 다이어리를 입수했습니다. '연극'과 '안마'라는 이름으로 덮어졌던 성폭력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2004년 연희단 거리패에서 배우로 있었던 한 여성단원의 다이어리입니다.

연극단의 일상을 자신이 직접 그린 삽화와 글을 통해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초기만 하더라도 연극을 잘 하겠다는 각오와 다짐이 곳곳에서 보이지만, 2004년 2월 18일 '처음으로 겪은 일인데 정말 싫다'고 썼습니다.

함께 합숙하는 사람들이 볼까 에둘러 표현했지만 자신만 알아볼 수 있게 하용부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날을 적어놓은 겁니다.

다른 이들이 읽을 수 없도록 중국어로 "인간문화재는 무슨, 다 죽어버리면 좋겠다"고도 강조합니다.

연출가 이윤택 씨에게 밤새 '안마'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성추행을 당했던 정황도 기록했습니다.

중국어로 적은 부분에는 "이건 정말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구역질 난다."고 쓰여 있습니다.

새벽에 이윤택 씨가 있던 '황토방'으로 불려가는 두려움도 호소합니다.

[A씨/전 연희단원 : 이 바닥은 원래 이렇구나. 원래 이런 걸 견뎌야 프로가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그거를 누구한테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유별난 애가 되고, 그러면 너는 여기서 성공 못 해.]

연극촌 내 이 씨와 하 씨를 중심으로 한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공동체 문화는 JTBC가 만난 전 단원들의 증언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됩니다.

[홍선주/전 연희단원 : 공동체 생활이니까 나의 어떤 행복이나 이런 것들을 주장하면 그건 좀 희생해야 된다는 게 거기 (연희단) 있었을 때 그거(분위기)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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