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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방카-북 김영철, 평창 폐회식서 조우하나

입력 2018-02-22 17:59 수정 2018-02-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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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내일(23일) 한국에 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이 예정된 가운데, 이방카가 아빠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들고 올지가 주목되고 있죠. 이런 가운데 북한도 폐막식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방카와 직접 조우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이방카 방한, 또 급변하는 북·미대화 움직임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백악관이 '퍼스트 도터' 이방카 선임고문의 방한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단장 이방카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 멤버로는 '트럼프의 입'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북한을 코피가 아닌 한 방에 끝낼 수 있다"던 제임스 리시 상원위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마크 내퍼 주한대사 대리가 포함됐습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중량급 인사인 데다가 굳이 분류하자면 대북 강경파에 가까운 인사들이죠.

하지만 미국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방한 기간 북한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 선수나 관중과의 소통 등에 할애할 것" 이라는 거죠. 기존에 알려진 탈북자 면담, 북한 정부 인사와의 접촉 가능성도 모두 일축했습니다. 이방카 명의의 성명에서는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방카 트럼프/백악관 선임고문 (음성대역) :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이뤄낸 성과를 축하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은 백악관 빼고 전 세계가, 아니 사실은 백악관도 알고 있는 팩트죠. 선수들 격려만 하러 올 거라면 왜 그렇게 이방카를 '보낸다', '만다' 뜸을 들였겠습니까.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 후 2주가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그 속내를 파악해 '메신저' 역할이 가능한 사람이 바로 이방카이기 때문입니다.

내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 대통령과 이방카의 만찬은 그래서 문 대통령의 '북·미 중재외교' 2라운드와도 다름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북·미대화에 더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해달라'고 요청할 전망입니다. 특히 미국이 '펜스와 김여정'의 회동 무산을 스스로 공개한 만큼 "적어도 탐색적 대화의 의지는 분명한 것 아니냐", 이렇게 설득할 수도 있습니다. 또 이방카를 통해 트럼프의 정확한 의중 파악에 주력해서 한·미 정상간 통화에 대비하겠다는 것입니다.

[김동철/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어제, 국회 운영위) : 통화시도를 언제 했는데 지금까지 통화가 연결이 안 되고 있어요?]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 (어제, 국회 운영위) : 아닙니다. 지금 저희는 이제 이방카 백악관 고문이 또 폐막식에 오기 때문에 그 이후에 통화의 계기를 만드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방카 역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된 아버지의 대북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이 크죠. 대북 강경 행보를 선보인 펜스 부통령과 달리, 이방카가 최대한 정치적인 논란을 피하면서 방한 일정을 잡은 것도 북·미대화를 재추진할 의사가 없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북한이 평창 올림픽 폐회식에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 :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행사에 참가하기 위하여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2월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북 대표단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개·폐회식 동시 참석 국가는 미국, 북한, 중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인즉슨, 25일 폐회식 때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이방카 그리고 북한의 김영철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거죠.

딱 13일 전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때는 대망의 평창올림픽 개회식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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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지난 9일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김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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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빈석 1열에는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내외 그리고 아베 총리와 한정 상무위원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바로 뒷줄은 김영남과 김여정 자리였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 입장 때 이렇게 일어나서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지만, 개회식 내내 북한 인사들과는 한마디도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앞선 리셉션 장에서도 내심 북미 간의 접촉을 바라고 펜스 부통령, 김영남 위원장을 마주 보게 배치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자리에 엉덩이 조차 대지 않고 5분 만에 행사장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폐회식에서는 이때와는 다른 모습이 연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 내에서조차 "펜스가 김영남을 거부해서 미국의 자신감을 보여줄 기회를 잃었다"는 비판이 일었죠. 또 두 번째 만남에서조차 서로를 '무시'한다면, 북 미대화 가능성이 극도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북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김영철입니다. 헌법상 국가수반에 주로 외교적 역할을 담당했던 김영남과 달리, 김영철은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당의 통일전선부장, 우리나라로 치면 국정원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또 천안함 피격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 우리정부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김영철/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2015년) : 우리 면전에서 무모하게 벌어지는 남조선 괴뢰들의 이러한 정치·군사적 도발은 지금 나라의 정세를 위기일발의 폭발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올림픽 성공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김영철을 받아들일 예정"이라며 "다만 미국과의 문제는, 현재 미국에 통보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펜스와 김여정 회동 불발 이후, 폐회식을 계기로 한 또 다른 북·미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이방카-김영철, 평창 폐회식서 조우하나 >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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