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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안철수-박지원, '주적' 발언 두고 결국 법정으로

입력 2018-02-2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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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1일) 저희가 잠깐 다루기는 했는데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제기한 이른바 '주적'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번졌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바른미래당이 박 의원을 고발했기 때문이죠. 박 의원도 그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다시 밝혔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이 소식과 함께, 우리 정치권의 '정적'을 중심으로 주요 정치 현안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JTBC '적과의 동침' 2회 (2013년 9월 23일)

+++

2013년에 방영됐던 JTBC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면입니다. 프로그램 제목이 '적과의 동침'이었는데, 여야 의원들이 꽤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10회 만에 막을 내렸죠. 역시 우리 정치권에서는 '정적'끼리 동침까지 하는 건 무리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오늘 발제는 우리 정치권의 '정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볼까 합니다. 이름하여 '적과의 썰전'입니다.

요즘 법사위가 한창이죠. 법사위에는 오래된 정적이 있습니다. 바로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위원장과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죠. 어제만 해도 두 차례나 충돌했습니다.

[권성동/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어제) : 창피하니까 가. 가라고. 가라고… (손대지 마세요.) 옆에 와서 소리 지르는 거는 건든 거 아니에요.]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지금 앉아 계시는 여기 법사위원장의 강릉 사무실이 압수수색 됐습니다. 혐의가 있는 겁니다.]

[권성동/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어제) : 우리 박범계 의원님은 의원이 아니라 청와대의 일개 행정관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장관으로 가고 싶습니까? 잘 보이기 위해서 발악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런 장면이 어쩐지 낯설지가 않습니다. 사실 권성동-박범계, 두 사람은 법사위가 열릴 때마다 거의 매번 충돌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13일) : 뭐 맨날 나만 체크를 하고 이쪽에서 나오는 얘기는… (좀 조용히 해요.) 하나도 체크 안 하고 뭐 하는 겁니까 지금!]

[권성동/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해 10월 13일) : 좀 조용히 해요! 회의 진행하는데 왜 소리소리 지르고 반말하고 그래요, 도대체. (편파적으로 하니까 그렇지.) 또 반말하고 계시네.]

이번에는 여야 지도부로 가보겠습니다. 더 따져볼 것도 없이, 최대 정적은 우원식-김성태, 두 사람이죠. 어제만 해도 개헌 협의체 구성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두 사람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각자 당 회의에서 서로를 원망하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개헌 시점이 문제였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이 시간만 끄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감만 더해갈 뿐입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개헌이 중요한 것이지 지방선거에 같이 실시하는 게 어떻게 중요합니까.]

사실 두 사람도 어제 전조가 있었습니다. 이미 운영위에서 한 차례 맞붙은 다음이었기 때문에 개헌 협상이 잘 될 리가 없었겠죠.

[김성태/국회 운영위원장 (어제) : 그러면 정회를 선포합니다. 밥 먹고 하자, 밥 먹고.]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이거를 이렇게 약속을 안 지키면 안 돼요. 국회라는 게 간사 간의 합의를 기본으로 하는 건데…]

[김성태/국회 운영위원장 (어제) : 아니, 참 희한하네. (정말 희한하네요, 정말.) 대한민국 국회에서 지금 김성태 운영위원장만큼 민주적으로, 또 청와대 공직자들의 바쁜 사정도 감안해서 회의 진행을 지금 고려하고 있는데…]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김성태 원내대표의 지금과 같은 운영을 가장 민주적이라고 얘기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늘 하시던 말씀, 지나가던 소도 웃겠다 그렇게 얘기할 겁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이게 무슨 민주적이에요.]

이번에는 '주적' 논란 속에서 오히려 서로가 서로에게 '주적'이 돼버린 경우입니다. 안철수-박지원 전 대표. 한때는 동지였지만, 지금은 최대 '정적'이 됐죠. 이른바 '주적' 공방으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갈등도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지난 20일) : 남경필 지사가 안철수 전 대표에게 주적이 누구냐, 라고 물으니까 문모, 민주당이다 하고…]

[김동철/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어제) : 정치 원로의 발언으로서는 정말 최악의 흑색 저질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원 전 대표가 제기한 이른바 '주적' 진실 공방은 끝내 법정으로 가게 됐습니다. 바른미래당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박 전 대표를 고발했습니다. 안 전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낡은 흑색정치에 대해 직접 사과하라"며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박지원 전 대표는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저를 고발을 했지만 저는 계속합니다. 아프게 하려고. 저는 이미 얘기했잖아요. 나는 안철수라는 사람을 내 머릿속에서 지웠다. 팩트가 나오니까 얘기를 했는데 그렇게 한다고 하면 아, 아직도 나의 충고가 필요하구나. 충고를 해 줘야죠.]

오늘은 우리 정치권의 다양한 '정적'들에게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불안했던 우리 모습
지켜내려던 내 모습
다 너무 후회가 돼
잘 몰랐던 나 난 니가 싫어


어반 자카파의 '니가 싫어'입니다. 우리 정치권에는 다양한 '정적'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서로 다른 입장이 부딪히고, 또 그것을 조정해 나가는 게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 정치의 '갈등 조정'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적대적인 기운만 가득합니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식구였던,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이른바 '주적' 논란으로 법적 다툼까지 벌이게 됐죠. 우리 정치에 적대감보다는 동지 의식이 좀 더 넘쳐나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법정 가는 안철수-박지원 '주적' 진실공방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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