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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이면합의'…일본 입맛대로 들어준 박근혜 정부

입력 2017-12-2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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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발표된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 과정에 대한 조사 결과가 오늘(27일) 공개됐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24년 만에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었다면서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사회적 합의도 없는 가운데 10억 엔을 받고 위안부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고 일본에 약속해준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당시 박근혜 정부는 소녀상 문제 등 일본의 요구를 사실상 100%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엇보다도 "합의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라는 뜻의 '불가역'이라는 단어 역시 이면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정부는 오늘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일 관계 관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사실상의 협박성 발언을 내놨습니다. 먼저 이면 합의 내용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우선 지난 2015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 2년 만에 처음 드러났죠.


[기자]

네, TF는 "당초 공개됐던 합의문 외에 한국에 일방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이 비공개로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발표 내용 들어보시죠.

[오태규/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 양국 간 합의 내용에는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공개 합의 내용 외에 소녀상, 제3국 기림비, 성 노예 표현과 같은 비공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앵커]

사실 소녀상 이전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일본이 합의 발표 직후부터 계속해서 '이전될 것이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기는 있었습니다.

[기자]

네,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소녀상은 적절히 이전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당시 공개된 합의문에는 나와 있지 않았는데요.

직접 보시면 "한국은 일본의 우려를 인지하고 관련 단체와 협의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 정부가 그렇게 말할 만한 약속을 사실상 해준 겁니다.

[앵커]

이렇게 다른 소리가 나오니까 그래서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계속 돌았는데 정부에서는 그걸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그 당시에.

[기자]

네, 하지만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윤병세/당시 외교부 장관 (2016년 1월 7일) : (발표된 합의문 외에 비공개 합의문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확실하죠?) 제가 아는 한은 없습니다. 누차 말씀드렸습니다만 합의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앵커]

결과적으로 보자면, 오늘 TF의 발표를 보면 사실상 거짓 해명인 셈이군요.

[기자]

네, 구체적인 맥락이 공개됐는데요, 일본 정부가 "소녀상을 어떻게 이전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알고 싶다"고 질문하자, 우리 정부는 "일본의 우려를 인지하고, 관련 단체와 협의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한 겁니다.

[앵커]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서 적절하게 해결하겠다, 이건 뭐 누가 봐도 일본의 입장에서는 협조하겠다 이렇게밖에는 안 들리는 상황이군요. 일본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여 졸속으로 합의를 한 뒤 비공개로 묶어버렸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대목인데 이런 식으로 사실상의 비밀 약속을 해준 게 또 있죠.

[기자]

네, 이외에도 "정대협 등 단체를 설득해달라"는 요구에, "관련 단체가 이견을 표하면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제 3국에 설치되는 기림비에 대해 일본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우리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앵커]

또 '성 노예'라는 표현도 일본이 굉장히 껄끄럽게 여기는 표현인데, 여기에 대해서도 우리가 입장을 줬지요.

[기자]

네. 사실 성 노예라는 표현은 우리 정부가 먼저 사용한 게 아니라 외신들이 주로 사용하면서 알려졌는데요.

위안부(comfort woman) 대신 성 노예(sexual slave)라고 표현해 사안의 심각성을 더 부각시킨 겁니다.

하지만 일본이 이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하자, 우리 정부도 "이 문제의 공식 명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뿐임을 재차 확인한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이런 식의 합의가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된다는 걸 당시 정부가 정상적이라면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어땠습니까? 그때.

[기자]

당시 외교부도 내부 회의를 통해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수정이나 삭제가 필요하다고 결론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은 반영되지 못했고, 결국 비공개 합의문은 그대로 체결됐습니다.

[앵커]

그건 청와대가 회담을 주도했기 때문으로 봐야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교부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실무선의 의견이었고 실제로는 청와대의 결정에 따라서 모든 것이 좌우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가장 논란이 컸던 게 10억 엔은 도대체 왜 받았냐, 그 정도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이 부분이었는데 그건 이번 조사에서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 엔도 조사 대상이었는데 명확한 객관적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실제로 법적 책임을 논하지 않기로 하면서 실제 피해에 대한 법적 산정이 아니라 주먹구구식의 논의만 이뤄졌던 건데요. 특히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의견 수렴은 전혀 없이 이 금액이 책정이 된 것으로 이번에 확인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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