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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승차거부 막겠다며 '택시 앱' 내놨지만…

입력 2017-12-27 21:41 수정 2017-12-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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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에 밤 늦게 택시 잡기가 쉽지 않다 보니까 이를 보완하겠다면서 승차 어플리케이션이 몇 가지 나온 게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자정이 넘은 강남역 인근. 손을 흔들어도 택시는 지나치고 창문에 행선지를 외쳐보지만 택시는 곧바로 떠납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단거리 승차거부입니다.

[시민 : 강북 쪽은 잘 안 가시는 것 같아요. 아예 시외거나, 멀거나 이런 번화가가 (목적지가) 아니면 안 잡히는 것 같아요.]

계속되는 승차 거부에 사람들은 도로 한가운데까지 나가 달리는 택시를 세워 봅니다.

빈차들도 많지만 정작 이들을 태우는 차는 없습니다.

시내 번화가들을 돌아보니 승객을 태우지도 않고 표시등도 꺼놓은 택시들이 곳곳에 눈에 들어옵니다.

홍대 인근에 정차된 한 택시 내부를 관찰해 보니 기사는 운전석을 젖혀 누운 채 핸드폰으로 카카오택시 콜만 살펴봅니다.

마포구나 서대문구 등 인근 목적지 요청이 계속해서 들어오자 거절하기만 수십번. 그 사이 이 택시를 잡으려던 사람들도 돌아섭니다.

저희 밀착카메라 취재진이 한 명은 20km가 넘는 곳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다른 한 명은 3km 거리의 곳을 목적지로 설정해서 두 목적지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근처로 가는 배차 요청은 응답이 없지만 경기도 김포행은 요청을 하자마자 택시가 잡힙니다.

서울시는 승객들의 목적지가 표시되는 카카오택시 앱이 단거리 승차 거부의 원인이라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달 초에는 10억여 원을 들어 새로운 콜택시 어플, '지브로'를 만들었습니다.

호출한 승객의 행선지가 보이지 않고 주변의 빈차들을 표시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주변 택시 빈 차들을 다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제 근처에는 빈 차가 거의 없다고 나오는데요.

이 뒤를 보시면 택시 빈 차들이 큰길을 모두 다 메우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서울 소재 택시 카드 단말기에는 '지브로'가 자동으로 탑재되지만, 대부분 꺼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택시기사 : 이거 꺼짐(오프)이잖아요. 켜짐(온)이 되어야죠. 새로운 것을 쓴다는 게 한편에 좀 망설임이 있죠.]

승차거부 시 과태료를 매기겠다는 방침에 서울개인택시조합은 기사들에게 가입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앱을 켜 놓은 일부 택시기사들도 호출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택시기사 : (요청을) 한 번 받았어요. 안 와요 이게(지브로 앱)….]

연말 저녁 택시 앱들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건 카풀앱들입니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들을 버스로 태우는 카풀앱부터 개인차량을 연결해주는 앱도 나왔습니다.

지난 25일 밤. 카풀앱을 켜보니 주변에 있던 차들이 화면에 뜨고 한 차량이 연결됩니다.

문제는 불법 논란입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유상카풀을 허용하는 현행 여객법을 이용한 건데 일부 카풀앱이 24시간 운영을 시작하며 국토부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하루 종일 카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카풀 드라이버 : 이거(카풀)를 계속하시는 분, 그런 분들은 (월) 200(만원) 중반 정도? (오늘 출근 안 하셨죠?)네 안 했죠. 그런데 집에 들어가는 길에 손님이 있어서… ]

검증되지 않은 운전자와 미비한 보험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늦은 밤 대중교통 수요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 다음 해 연말에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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