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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중장비에 파헤쳐지는 '한탄강 주상절리'

입력 2017-12-19 21:52 수정 2017-12-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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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연천에는 주상절리 협곡으로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추진이 되던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규모 토목 공사로 파헤쳐지고 깎여나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눈으로 하얗게 덮인 경기도 연천의 차탄천입니다.

기암괴석들로 이뤄진 협곡이 장관을 만들어냅니다.

약 50만 년 전쯤 형성된 현무암 주상절리입니다.

용암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단면을 살펴보면 오각형, 육각형 등 다양한 형태의 기둥 모양으로 형성된 게 특징입니다.

보통 제주 지역 등 바닷가 근처에서만 살펴볼 수 있는데요. 이 협곡의 경우에는 내륙의 강 주변에 형성이 되어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지질지형으로 꼽힙니다.

한반도 생성 역사 등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관광자원으로도 인정받아 2015년 국가 지질공원 인증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도 추진됐습니다.

[이석우/의정부·양주·동두천 환경운동연합 : 주상절리가 3단계로 구분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12만 년 전부터 50만 년 사이에 세 번 분출한 거예요. 보기 어려운 독특한 지형이고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그런데 공원 안을 들어가 보면 중장비가 일으키는 흙먼지로 가득합니다.

협곡 곳곳이 파헤쳐져 있고, 깎여나간 돌들은 무더기로 쌓여있습니다.

협곡 바닥에는 이렇게 검은색 돌들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번 들어서 살펴보니까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진 현무암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적인 힘이 아니라 어떤 인위적인 힘에 의해서 이렇게 깨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카메라를 한번 왼쪽으로 돌려볼까요.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어지는 관로 교체 작업을 위해서 바닥을 파헤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한탄강을 따라 이어지는 관로 교체 공사는 9km가 넘는 지질공원 탐방로 전구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사현장 관계자 : 땅을 파고 하기로 했는데, 이쪽(수평절리)을 보호하려고 이렇게 뭘 옮기면 저런 돌 같은 게 손상될까 봐 공사 현장에선 주상절리 최대한 보호하고…]

관할 지자체인 연천군은 비 굴착공법 등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내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연천군 관계자 : 이게 오래됐어요. 노출돼서 접합부에서 오물이 내려오는 것도 있어요. 탐방로에 노출되면 환경에도 안 좋잖아요. 미관에도.]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인근 생태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대에 서식하던 흰뺨검둥오리 등 철새들은 공사 소음과 먼지를 피해 이미 인근 지류로 옮겼습니다.

실제 공사가 진행된 지난 1년 반 동안 환경영향평가나 환경부의 현장지도도 받지 않았습니다.

연천군은 신규 사업이 아닌 교체 사업이기 때문에 환경부에 이를 보고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 역시 국가 지질공원에 대한 보존과 관리 책임은 관할 지자체에 있어, 이를 훼손해도 인증 취소 외에는 제재 방안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지질공원 제도는 도입한 취지가 과학 교육이라든지, 지역 주민의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거든요. 법적으로 이걸 규제하거나 처벌할 규정이 없는 상황이고요.]

주상절리 보존을 위해 현무암 훼손은 물론 반출도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제주도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50만 년 전 형성된 협곡 주상절리가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지 2년 만에 간직했던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자연유산 보존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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