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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장나라 "인생작 갱신…일 할 때 빼곤 쓸모 없는 사람"

입력 2017-11-23 07:02 수정 2017-11-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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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장나라 "인생작 갱신…일 할 때 빼곤 쓸모 없는 사람"

"운이 좋아서 잠시 반짝였을 뿐이에요. 수지·아이유가 진짜 청춘스타죠."

장나라는 올해로 데뷔 18년 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다. 어렸을 때부터 연예계에 진출해 2000년대 초반을 휩쓴 청춘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모두 성공하며 '만능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된 장나라는 최근 KBS 2TV '고백부부'를 통해 '인생작'을 갱신했다. 어느날 갑자기 서른 여덟살에서 주부에서 스무살 대학생으로 '고백(GO BACK)'하게 된 마진주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스무살부터 서른 여덟살까지 폭 넓은 나이대를 연기하며 외모적으로 연기적으로 전혀 빈틈이 없었다. 그 결과 '고백부부'는 지난 18일
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매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뺐다. 엄마와 가족의 소중함과 대화의 중요성,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 등 숱한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장나라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나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장나라는 어느 때보다 '고백부부'의 종영을 아쉬워했다. 동료들과의 헤어짐도 속상해 했다. 맏언니로서 때로는 친구로서, 또 선배로서 후배들과 동료들을 아울렀다.

"데뷔 년수를 말하면 정말 대선배가 된 것 같아요. 사실 (손)호준과도 세 살 밖에 차이 안 나요. 유난히 '고백부부' 출연자들이 예뻐요. 정말 큰 선물을 얻은 것 같아요."

<2편에 이어>

- 데뷔한지 벌써 18년이 됐다. 어느덧 선배 자리에 올랐는데 실감하나.

"어릴 때 데뷔해서 그렇지 나이가 많지 않다. 호준이와 세 살 밖에 차이 안 난다.(웃음) 데뷔 18년 차라는 건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여전히 연기는 어렵다. 매번 대본 리딩을 할 때마다 심장 터질 것 같다. 연예계는 빠르게 변하는 곳인데 빠르게 못 맞추는 것 같다."

- 데뷔 때 일약 청춘 스타덤에 올랐다.

"그 땐 꿈이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 모르고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였다. 당시엔 아프기도 했고 잠을 못 잤다. 거품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래서 지금이 좋다. 적어도 제정신으로 내가 뭘 하는지 안다."

- 수지·아이유 이전에 장나라가 있었다는 말도 있었다.

"난 운이 좋아서 잠깐 빤짝였던 거다. 그들은 정말 청춘을 대표하는 스타인 것 같다. 나완 다르다. 나는 가늘고 길게 갈 거다.(웃음)"

[인터뷰③] 장나라 "인생작 갱신…일 할 때 빼곤 쓸모 없는 사람"

- 가수 활동을 할 생각은 없나.

"안그래도 노래 레슨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아직도 노래를 부를 줄 모른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어서 배우려고 한다.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은지는 비밀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배움이다."

- 앨범을 낼 생각인가.

"그런 건 아니다. 대신 연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거라면 무조건 해야한다. '고백부부'에서도 축제 때 노래를 부르지 않았나. 그 노래는 내가 부르는 게 아니라 마진주가 부르는 것이었다."

- OST에도 참여할 수 있을텐데.

"OST은 연기 외에 부가적인 거라서 하지 않았다. 호준이와 기용이가 부르는 게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기용이가 노래를 잘한다."

- '고백부부'를 통해 장기용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정말 잘했다. 능수능란 하지 않아서 그렇지 기백이 있더라. 많은 걸 닫고 숨기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조금만 더 하면 나보다 더 잘할 것 같다. 워낙 노력하는 친구다. 모르는 게 많아서 그렇지 감은 뛰어나다."

- '고백부부' 출연자들과 호흡을 맞춰 본 사람이 있나.

"이경이는 '학교2013' 때 내 학생으로 나왔었다. 그리고 허정민은 나보다 선배다. 꼬마 때부터 비중있는 역할을 해왔더라. 정민이에게 배울점이 많았다. 튀려하지 않고 전체 그림을 보는 게 보였다. 저게 진짜 연륜이라고 느꼈다."

- 이상형이 궁금하다.

"거짓말 안 하고 말장난 안 하고 마음을 온전히 받고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게 남자에 국한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나눌 때의 유형이다. 좋고 싫고가 분명하다. 만날 말장난하고 내가 쓴 마음을 곡해하면 그 사람의 성별과 상관없이 싫어진다."

- 칭찬에 많이 민망해 하는 것 같다.

"난 나를 잘 안다. 어떤 강한 신념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멋있는 사람도 아니다. 재미없고 평범한 사람이다. 일을 할 때만 특별해지는 것 같다. 일을 안 할 땐 아무짝에 쓸모 없는 사람이다. 재미 없어서 주변사람들이 기절한다. 자기 비하라고 생각도 안 한다. 이게 나다."

- 얼마나 재밌고 싶나.

"신동엽 선배처럼 재밌었으면 좋겠다. 너무 목표치를 높게 잡았나.(웃음)"

- 드라마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장나라는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대본도 많이 들어올 것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다양한 역할을 더 다양하게 하고 싶다. 차기작을 정해놓은 건 아니다. 앞으로 많이 열심히 하려고 한다. '고백부부'가 인생에 어떤 '점'을 찍었던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인생작'을 갱신했다."

- 한보름이 장나라처럼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잘 몰라서 그냥 열심히 했다. 뭐가 되려고 애쓰지 않고 가늘고 길게 온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 같다. 연기하면서 진심을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한다. 진짜를 보여드리고 진짜를 연기하려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보름이와 혜정이도 멀었다. 그래서 '같이 노력하자'고 매번 얘기한다.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 위로받은 시청자에게 한 마디 하자면.

"위로가 됐다면 정말 감사드린다. 그보다 더 감사할 일이 없다. 부디 다음 번에도 위로와 기쁨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게 내가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다. 공감을 주고 행복을 전하는 게 내 몫이다. 계속 이런 배우가 되고 싶고 간절히 바란다."
[인터뷰③] 장나라 "인생작 갱신…일 할 때 빼곤 쓸모 없는 사람"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라원 문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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