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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인간 왕따시키고 AI끼리 대화"…사실일까?

입력 2017-08-02 22:20 수정 2017-08-03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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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름 끼치는 비밀언어 대화' - 뉴욕 포스트
'기술진 패닉, AI 언어 발명에 전원 뽑아' - 폭스 뉴스

어제(1일) 오늘 화제가 된 외신의 기사들입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따돌리고 자신들만의 언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섬뜩하죠. AI가 개발자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개발팀에 직접 확인을 해봤습니다. 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오대영 기자, 시작해볼까요?

[기자]

이 보도는 7월 20일 이후부터 미국과 유럽의 언론을 중심으로 보도가 시작이 됐고, 어제와 오늘 국내 언론이 많이 인용해서 보도했습니다.

영화 같은 스토리입니다. 그 발단은 페이스북 AI연구소의 실험 결과인데요. 이 연구소는 책, 모자 그리고 농구공을 저렇게 놓고 AI에게 흥정을 서로 붙였습니다.

협상력이 뛰어난 AI가 많이 가져가는 방식인데요. AI들은 처음에는 올바른 영어를 쓰면서 대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수천 번의 대화가 반복된 뒤에는 이런 표현들이 등장했습니다.

"balls have zero to me to me…"("공은 0을 내게 내게 내게…")
"you i everything else…"("너 나 모든 것 그 외에…")
이런 내용이 쭉 반복이 되는데, 이게 우리가 번역을 해도 못 알아듣겠잖아요.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이런 비문들이 갑자기 나오자 언론에서는 "인간을 따돌렸다", "비밀 언어로 대화를 했다", "개발자가 패닉에 빠졌다" 이런 보도를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런 보도들만 보면 개발자가 AI를 제어하지 못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개발팀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저희가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서 개발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언론보도가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을 했습니다.

저희가 접촉한 데비 파릭 연구원은 개발팀의 공식 입장을 이렇게 전했는데, 문제가 된 이 실험의 경우에는 "훌륭한 영어를 구사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중요하지도 특별히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이렇게 밝혔고요.

드루브 바트라 연구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이런 보도는 완전히 낚시성이고 무책임하다. (이런 식의) AI 언어 사용은 수십 년 전부터 연구로 잘 정립이 돼 있다"고 반박을 했습니다.

AI 분야에서는 전혀 새롭지 않은 상황인데 언론이 크게 부각을 시켰다는 겁니다.

이번 실험에서 개발팀은 AI에게 '올바른 영어'를 쓰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데 만약에 지시를 했다면 충분히 제어가 가능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개발팀은 이런 내용을 지난달부터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밝혀왔는데 이번 보도에서는 누락이 됐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개발팀이 말하는 연구의 목적이나 결과 이런 것들과는 무관하게 언론이 AI가 진화한 것처럼 과장을 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언론에서 "개발자가 이 때문에 패닉에 빠졌다. 그래서 전원을 다 뽑고 연구를 중단시켰다"는 내용도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마이클 루이스 선임연구원은 "패닉은 없었고, 프로젝트도 중단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기술적 보완을 끝내고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반박을 했습니다.

이런 담당자들의 반박 때문에 이 기사들이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앵커]

기사 접하고 좀 불안해하신 분들도 계셨을 텐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겠군요.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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