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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백억 쏟고도…수년째 안 오는 간선급행버스

입력 2017-06-22 22:34 수정 2017-06-2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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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도심과 외곽지역을 연결해서 출퇴근 시간 부담을 줄이는 BRT, 간선급행버스 사업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백억 원대 예산을 들이고도 활용되지 못하고 흉물스럽게 방치되는 곳이 있습니다. 치솟는 도심 집값을 피해 이사를 한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 사이로 높게 솟은 고가차도가 눈에 띕니다.

그런데 차량 통행이 많은 아래쪽과 달리 고가차도 위는 텅 비어있습니다.

제가 지금 서있는 곳은 경기도 의정부 장암고가도로 입니다. 지난 2014년 10월, 사업비 30억 원을 들여서 서울방면 549m 구간을 개통했는데요.

뒤쪽을 보시면 고가도로 진입로 3개 차로 중 1개 차로가 이렇게 플라스틱 방호벽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금부터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장암고가교는 서울 도봉산역과 의정부 민락2지구를 잇는 간선급행버스, BRT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됐습니다.

수도권 외곽 신도시 주민들의 도심 접근성 편의를 위한 간선급행버스 노선 사업에 투입된 예산만 945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2015년 12월 미끄럼 사고위험을 이유로 임시 폐쇄가 결정된 이후 지금까지 1년 6개월째 애물단지 신세가 됐습니다.

폐쇄된 고가차도 1km 전부터 도로에 차단봉이 설치되면서 속도를 급하게 줄이고 끼어들다보니 접촉사고도 잦습니다.

[함경진/택배기사 : 개통을 안 할 거면 왜 만들었는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지금 사고가 더 많이 나요. 1차선에서 확 줄어들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사고 엄청나요.]

진입로 쪽 차로가 막히면서 서울로 가는 길목은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지체와 서행이 반복됩니다.

간선급행버스 노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빨라지게 된다는 소식에 이사를 결심했던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김동한/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 저희 이사 올 때는 개통 예정이라고 얘기 듣고 이사를 왔는데,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게 되게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속았다는 생각도 좀 들고…]

대중교통 이용에 지쳐 자동차를 구입한 주민들도 있습니다.

[인근 주민 : 승용차가 아니면 (서울까지)15분은 어림도 없고요. 40~50분, 출퇴근 시간이면 1시간까지도 걸리거든요. 이것만 믿고 입주했다가 낭패를 보고 빚을 내서 경차를 마련하게 된 거죠.]

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간선급행버스 정류장 시설물 곳곳은 페인트가 벗겨졌고 의자에는 먼지가 수북합니다.

3년 전 지어진 간선급행버스 정류장입니다. 아래쪽을 보시면 잡초와 함께 각종 생활용 쓰레기가 이렇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승강기 앞쪽을 한 번 보실까요. 승강기는 당연히 작동이 되지 않고 있고요. 비닐도 채 벗겨지지 않은 새 승강기지만, 출입구 앞쪽을 보시면 이렇게 시커멓게 녹이 슬어 있습니다.

지자체는 신도시 입주율이 예상보다 낮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버스 노선 설치를 운수업체들이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의정부시청 관계자 : 네. 민원 들어와요.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개통하려면) 운수업체들이 버스를 준비해야 되고, 빠른 시일 내에 개통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관계기관은 정체구간 해소를 위한 일반차량 고가차도 통행도 사고 위험성이 높아 어렵다고 말합니다.

[의정부 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 : 3개월인가 임시로 다녔었거든요. 문제는 서울 쪽으로 가는 차들이 사고가 많이 났다는 겁니다. 곡선도로고 약간 올라가 있거든요. 접촉사고가 많이 난 겁니다.]

민간 운수업체들이 수익성 문제를 이유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이, 900억원 넘는 예산이 투입된 간선급행버스 도로 옆에서는 오늘도 긴 퇴근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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