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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인기 늘었지만…위험천만 '따릉이의 길'

입력 2017-06-2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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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따릉이가 인기입니다. 하루에 2만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고 서울시는 연말까지 공공자전거를 지금의 4배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그런데, 자전거만 많고 마음 놓고 탈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점심시간 무렵, 서울 여의도의 여의나루역 인근 공공자전거 대여소입니다.

텅 빈 자전거 거치대에 남은 자전거는 두 대 뿐, 곧이어 70대 노인과 교복 차림의 중학생이 자전거를 빌려 탑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무인 대여서비스 따릉이는 서비스 시작 1년 9개월 만에 대여 건수 285만 건, 하루 평균 이용객 2만 명에 이를 만큼 인기입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릉이입니다. 서울시가 저탄소 도시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서울 시내 전역을 친 자전거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인데요. 실제 도로 사정은 어떨지 저희 취재진이 관찰카메라를 설치해서 한번 도로로 나가보겠습니다.

제가 지금 달리는 곳은 자전거 전용차로입니다. 도로 맨 가장자리 오른쪽 끝에 붉은색 포장을 해놓고 자전거 그림을 그려넣어 차와 자전거가 구분 지어 달릴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을 태우려고 정차 중인 택시들에 가로막힙니다.

이 앞을 보시는 것처럼 택시 20대 가까이가 이렇게 자전거 전용차로에 세워져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려면 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서 지나가야 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맞은편 자전거 도로가 시작 구간을 막아선 건 경찰 차량입니다.

여의도 증권가로 들어가는 자전거 전용차로입니다. 입구를 보시면 이렇게 대형 경찰 기동대 버스 한 대가 주차돼 있는걸 볼 수가 있습니다. 버스를 피해서 다시 자전거 전용차로로 들어왔는데요. 조금 더 달려보겠습니다.

인근 지구대 순찰차는 아예 자전거 전용도로에 세워져 있습니다.

자전거 통행을 막는 전용차로 주정차는 즉시 단속대상으로 승용차 기준 과태료 5만 원 부과 대상입니다.

[택시기사 : (자전거 전용 차로라는 것 혹시 알고 계셨어요?) 예. 가려고 해요. 가려고 해요 일단은…]

저렴한 비용으로 서울 시내 어디서나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지만, 서울 시내 자전거 전용도로는 5년 전 72km에서 지난해 75km로 3km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도로교통법에 자전거는 이륜차로 구분돼 차도 오른쪽으로 다니게 돼 있지만, 전용차로나 우선 도로에서는 차량과 함께 달리다 보니 자전거 운전자들에게는 도로 여건 자체가 위협적입니다.

[김금희/따릉이 이용시민 : 차도로 가면 좀 위험해서… 저런 공사차량들이 뒤에서 자기는 빨리 가야 되는데 저보고 빨리 옆으로 비키라고 빵빵 거리더라고요.]

이 때문에 보행자 겸용도로가 아닌 구간에서도 인도를 달리는 자전거 운전자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김윤관/따릉이 이용시민 : 가급적이면 인도에서 천천히 다녀요 그냥. 사람들 위험하지 않게… 그냥 선만 그어놓는다고 이게 자전거 길은 아닌거 같아요.]

서울시는 자전거 전용차로와 우선도로를 늘리는 건 쉽지않다고 말합니다.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관계자 : 자꾸 도로 다이어트를 해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보해야 되는데, 자동차 도로가 줄어들고 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우리나라가 아직까진 자동차 문화니까…]

서울시는 연말까지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와 비슷한 수준의 공공자전거 서비스 제공을 위해 5000여 대인 자전거를 2만 대로 늘리고 대여소는 두 배 많은 130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마음 놓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기반 시설 확충 없이 그저 자전거 대수 늘리는 데 그친다면 결국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쓴소리는 피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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