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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옛 전남도청 '5.18 원형 복원' 목소리

입력 2017-05-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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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뒤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런데 광주민주화운동 현장 보존을 둘러싼 갈등으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250여 일째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시민에게 의견을 묻기 위해 임시로 개방했는데요. 밀착카메라가 다녀왔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진압작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옛 전남도청입니다.

[김점례/고 장재철 씨 어머니 : 우리 아들 장재철이 우리 아들이에요. 우리 아이를 쓰레기차에 싣고 갔다고. 어제만 해도 펄떡펄떡 뛰던 아이를 그렇게 죽여 버렸어.]

[김길자/고 문재학 씨 어머니 : 우리 재학이가 이 건물에서 죽었기 때문에 우리 아들 집 지키는 뜻에서 이렇게 해요.]

5월 단체 측은 지난해 9월부터 옛 전남도청 원형 복원을 주장하며 250여 일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당 건물에서는 5.18 당시 열흘 동안의 광주를 재현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시실은 도청 앞 금남로를 시민들이 가득 메운 5월 21일을 재현한 곳입니다. 이 사람 모형을 비추는 저쪽 밝은 빛은 시민을 향해 겨눈 총구를 뜻합니다. 이곳에 서있으면 긴장감이 흐르던 당시 순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람객은 전시실을 둘러보며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들을 떠올려 봅니다.

[김명임/광주광역시 일곡동 : 우리는 수창국민학교 후문에 살았거든요. (자네는 직접 봤다.) 집에 있는데 애들한테 문을 열지 말라고 그랬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난 2010년부터 건물 리모델링과 전시 콘텐츠 개발에 예산 250억 원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전시가 운영되는 곳은 한 곳 뿐. 옛 전남도청과 상무관 등 기념관 네 곳은 아직 내부 완성을 하지 못했습니다.

옛 전남도청 본관이었던 기념관 4관은 지난해 12월 전시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금은 관람객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시민군의 상황실로 쓰였던 곳인데요. 내부를 보면 상황실 흔적은 사라졌고 한쪽에 전시 물품만 놓여있습니다.

5월 단체 측이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이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김영정/옛 전남도청 복원대책위 집행위원장 : 5월 27일 새벽에 진압할 때 경찰청을 점령하고 본관으로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이 뒤에 총탄 자국이 많이 남아있죠. 근데 방문자 센터가 들어왔어요.]

지난해 3월, 문화전당 측은 뒤늦게 총탄 흔적을 찾아보려했지만 국과수로부터 "건물 리모델링이 끝난 후여서 탄흔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결국 5.18 흔적 지우기 논란 속에 전시실이 완성되지 못했고 앞으로 운영 방안을 시민에게 묻기 위해 다음달 11일까지 임시로 문을 열었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계자 : 대책위와도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고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전남도청 복원 문제나 전시 콘텐츠에 대한 개선점을 찾아 향후 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념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전일빌딩이 있습니다.

건물 10층 내부에 있는 한 기둥을 보면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부채꼴 모양으로 짙은 분홍색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이게 다 헬기에서 쏜 총탄 흔적입니다.

수십 년 동안 방치돼 있던 건물 10층에서 37년 만에 계엄군의 총탄 자국 190여 개가 발견됐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 : 국가 폭력이 갖고 있는 잔혹함을 보여주는 거거든요. 이대로 둔다는 게 방치한다는 게 아니라 이 원형을 토대로 이용 계획을 수립하는 게 맞겠다 싶어요.]

하지만 헬기 발포 명령자 등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국가 차원의 진실 규명 작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5.18 민주묘지 한 쪽에는 유해를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 묘역이 있습니다. 37년 만에 시민을 향한 헬기 사격이 진실로 드러났지만 이처럼 밝혀야할 5.18 진실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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