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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떠오르다, 되찾다, 만나다…다시 '민주주의'

입력 2017-03-30 21:56

"다시 만날 봄날, 우리가 퍼 올려야 할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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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봄날, 우리가 퍼 올려야 할 말은…"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해 봄날.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 사이에선 마치 불문율과도 같은 규칙이 있었다고 합니다.

'세월'이란 글자가 들어간 노래는 반드시 피할 것. '바다'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노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같았을 것입니다.

시인 역시 '가라앉다'라는 단어를 한동안 쓸 수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감히 손 내밀 수 없는 단어, 발음할 때마다 손이 저리는 단어였기 때문" 이었습니다.

어떤 말은 듣는 이들에게 위안을 가져다주지만 또 다른 말은 그 단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듣는 이들에게 고통과 슬픔을 가져다주기도 한다는 것.

그래서였을까…오늘(30일) 아침, 그 침묵의 행보를 차라리 다행이라 여긴 이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때는 '골든타임' 이라는 말을 수차례 입에 올렸지만, 그 참사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조차 기억해내지 못했던 사람.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란 말로 맞섰던 탄핵된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그들의 고생에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 했지만, 그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는 사과 아닌 '송구'로 갈음했던 검찰청 앞의 전직 대통령.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졌던 그 대리인들의 폭언에 가까운 말의 화살들.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 법원의 포토라인에서 그 어떤 발언이 나올 것인가에 대한 기대도 우려도 아껴두었고, 차라리 침묵이 모두에게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내일 새벽… 그 배는 마지막 항해를 시작할 것이고, 탄핵된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판가름날 것입니다.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될 이 봄날에 우리가 다시 퍼 올려야 할 말들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떠오르다" "되찾다" "만나다"… 그리고 다시 "민주주의"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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