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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왜 묻느냐고 묻거든…"

입력 2017-03-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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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탄핵된 전직 대통령을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그는 기자들에게 성을 냈습니다. "왜 질문하느냐"하는 것이었죠.

오늘(15일)의 앵커브리핑은 그에 대한 답입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저를 포함한 언론인들이 왜 묻느냐고 강변하는 이 사회 권력들에게 되돌려 주는 공통된 답변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가진 하나의 역할이 있다면, 바로 대통령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것"

사흘 전 뉴욕타임스 딘 베케이 편집국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인 그 신문사를 이끌어가는 언론인이었습니다.

사실 이 땅의 기자들 역시 같은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을 것입니다.

저희 JTBC의 토론사회자인 신예리 기자도 기자 초년병 시절 선배들에게 거듭 들어왔던 말을 떠올렸다 합니다.

"기자란 독자들 대신 물어보고 답을 들어 알려주는 사람… 좋은 기자란 바로 질문을 잘하는 기자…"

어찌 보면 매우 교과서적인 그 이야기 속에 답은 모두 들어있었습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박근혜 정부.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지만 질문은 권력의 주변부, 누구에게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언론도 마찬가지였겠지요.

'가까운 시일 안에…소상히…' 말씀드리겠다던 약속에 질문은 차단됐지만 그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이른바 간담회에서도 질문은 목말랐으며 결국 마음에 드는 질문만을 골라 받은 기묘한 형태의 인터뷰가 인터넷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의 설파에 따르면 질문은 또 다른 권력입니다. 질문은 상대가 좋건 싫건 대답을 전제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면, 민주사회에서 위정자에게 권력을 부여한 시민들이 거대한 권력자가 되어버린 위정자들을 향해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권력, 바로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질문의 본질은 다음과 같이 단순합니다.

"당신은 우리가 부여한 권력을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입니다.

"당신은 우리가 부여한 권력을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이것은 시민사회로부터 대신 질문할 수 있는 권력을 위임받은 저희 언론도 역시 받아야 할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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