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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이 노동계열이라는 군…또 '헛다리' 짚나

입력 2017-02-12 17:38

軍, 무수단 아닌 노동으로 추정…단순 기계적 판단 지적
전문가 "사거리·고도만으로 노동 추정은 무리"…무수단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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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무수단 아닌 노동으로 추정…단순 기계적 판단 지적
전문가 "사거리·고도만으로 노동 추정은 무리"…무수단 가능성 ↑

북 미사일이 노동계열이라는 군…또 '헛다리' 짚나


북 미사일이 노동계열이라는 군…또 '헛다리' 짚나


지난해 한 차례 북한 미사일을 잘못 분석한 경험이 있는 군 당국이 12일 발사한 북한의 미사일을 노동계열이라 추정한 것을 두고 잘못된 분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다각도의 종합적인 분석 보다는 발사 고도와 비행거리만을 놓고 단순 계산에 의존한 기계적인 분석이라는 지적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 종류는 노동급 미사일로 추정한다"면서 "현재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지만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55분께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동해상을 향해 90도 각도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최대 550여㎞를 솟아 올라 500여㎞를 날았다.

북한은 지난해 7월19일에도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노동계열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당시 미사일이 500~600㎞를 비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시 최대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이 절반에 못 미치는 지점에 떨어진 것을 미뤄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인 고각(高角) 발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합참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해 7월 발사 당시의 궤적을 비슷하게 그린 점에 근거해 노동계열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준비 마감단계에 있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구형 노동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발사장소가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으로 확인됐다는 점도 노동미사일 보다는 오히려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인 무수단미사일(사거리 3,000㎞)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해 평북 구성 방현비행장에서 무수단 7~8차 발사를 시도했다. 앞선 1~6차 발사는 강원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이뤄졌다. 구성 방현비행장에서의 잇단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무수단의 재발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한이 지난해 9월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군 당국이 초반에 노동 미사일로 추정했다가 나중에 스커드-ER로 최종판단을 바꾼 사례가 있다는 점도 이날 군 당국의 분석을 무턱대고 신뢰하기 힘들다는 주장을 방증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ICBM을 공언한 마당에 노동을 쏜다는 건 뜬금없는 소리"라며 "ICBM의 징검다리라 할 수 있는 무수단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방현비행장에서 무수단을 쐈다가 실패했다"며 "이번에도 방현에서 발사한 것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무수단이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북한이 작년까지 8차례 무수단을 발사해 1번 밖에 성공 못했다. 성공확률은 12.5%에 불과하다"며 "엔진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앞으로도 여러 번 발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북한이 ICBM으로 가는 징검다리라고 평가받는 무수단의 고각발사를 재시험 하되, 비행안정성을 위해 일부러 최대고도를 줄였을 것이라는 게 장 교수의 분석이다. 이날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에 사거리 500여㎞를 날아갔는데 탄두 무게를 높여 고도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장 교수는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무수단 고각발사 때 1400㎞ 이상 고도로 솟아 400여㎞를 날아갔다. 자체 분석 결과 약 275㎏의 탄두를 실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에 고도가 550㎞ 밖에 안 된 이유는 그만큼 탄두 무게를 늘린 것으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거리와 고도만으로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이 아닌 것 같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국방부는 지난해 9월5일 스커드-ER 발사 때도 고도와 궤적만을 근거로 노동미사일이라고 잘못 분석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신 행정부 출범 이후 감행한 첫 도발이라 일단 도발 수위의 조절을 위해 저강도로 먼저 던진 것일 수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에서의 체면을 생각할 때 현재의 ICBM 국면에서 노동이나 스커드 발사를 시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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