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한 놈만 미안하다고 해라… 한 놈만…"

입력 2017-02-02 22:3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임금이 배를 가라앉히고 나루를 끊고 가까운 곳의 인가도 철거시키도록 명했다"

조선의 왕 선조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그 해 수도와 백성을 버리고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배를 가라앉히고 나루를 끊어 강을 건너지 못한 백성이 속출했습니다.

"민중은 아무도 불쌍히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였겠지요. 이미 백성들 마음속에서 그는 조선의 왕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여기… 판박이와 같은 역사의 반복이 있습니다.

"그날 새벽, 걷고 걸어서 한강 다리 앞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그 한강 다리는 폭탄을 맞고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는 곧 무너져 내리고 끊겨버렸다"

어릴 적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참담했던 목격담.

한국전쟁이 시작되고 3일 만인 1950년 6월 28일 새벽의 일이었습니다. 국군은 북한 인민군의 남하를 막는다는 구실로 한강 인도교를 폭파해버렸습니다.

누구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기에 다리를 건너다 사망한 민간인만 수백 명.

이승만 정권은 여론이 극도로 나빠지자 그로부터 석 달 뒤에 책임자를 사형시켰으나 그것으로 끝이었을까.

미리 녹음된 목소리로 국민들을 안심시켜놓고 자신은 일찌감치 부산으로 도피해버린 대통령은 책임이 없었을까….

그리고 또한 여기, 역사의 데자뷔가 있습니다.

"세월호 구조의 골든타임은 9시 30분까지였다"

청와대 참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해경의 보고를 받기도 전에 이미 골든타임은 끝났고 그렇기에 대통령의 책임은 없다는 것이죠.

난국에 빠진 한국사회를 구해낼, 그야말로 골든타임은 점점 다해가는 지금. 청와대는 그렇게 세월호의 '골든타임'이란 차마 꺼내놓기 힘든 가슴 아픈 단어를 또다시 입에 올렸습니다.

그래서 역사는 오늘도 우리에게 날 선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대관절 국가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장에서 한 생존 화물기사가 간절하게 되뇌었다는 이 한 마디를 다시 한 번 전해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를 대신합니다.

"한 놈만 미안하다고 해라… 한 놈만…"

오늘(2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