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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청산 vs 대통합…문재인-반기문 '키워드 전쟁'

입력 2017-01-17 17:44 수정 2017-02-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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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반기문, 두 대선 주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문 전 대표는 오늘(17일)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대선 행보에 속도를 냈고, 반 전 총장은 봉하마을과 팽목항을 방문하면서 일종의 광폭 행보를 펼쳤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두 사람이 내세우고 있는 핵심 키워드를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총장의 대결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오늘 '키워드' 대결을 펼쳤습니다. 문재인의 '대청산', 그리고 반기문의 '대통합'입니다.

먼저 문재인의 '대청산'부터 보겠습니다. 문 전 대표는 오늘 대담집을 출간했습니다. 이 대담집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대청산'입니다. 문 전 대표는 "1%의 기득권 세력, 주류 정치 세력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1%의 기득권 세력이 장악한 대한민국은 열심히 일할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나쁜 나라였습니다.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해온 기득권 세력에 맞서 질서 정연하지만 자유롭고 분노로 차 있으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거대하고 명예로운 혁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광장과 거리에서 제 손을 잡고 어떻게 하면 슬픔을 딛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지를 깨우쳐주신 분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그럼 책 내용을 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이란 가정을 하고, 답한 대목들이 많습니다. 우선, 대청산을 강조한 대목입니다.

'기존 주류 정치 세력이 만들어왔던 구체제, 낡은 정치 문화, 이런 것들에 대한 대청산, 새로운 민주 체제로의 교체가 필요하다.' (P.119)

대선 주자들에 대한 인물평도 눈길을 끕니다. '안희정 지사는 젊고 스케일이 크다', '박원순 시장은 따뜻하고 헌신적이다', '이재명 시장은 선명하고 돌파력이 있고', '김부겸 의원은 뚝심이 있다'. 칭찬 일색이죠?

그런데 딱 한 사람은 아닙니다.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평가를 보시죠.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쪽에 서본 적이 없다' '마른 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이다' 등등. 매우 비판적이죠? (P. 315~316)

경쟁자인 만큼, 날을 세울 수밖에 없는 거겠죠. 이런 비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반 전 총장은 불쾌하다는 듯,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반기문/유엔 전 사무총장 (어제) : 제가 사실은 아주 가난한 이런 집에서 태어나서 우리가 6·25전쟁 때 진짜 땅바닥에 앉아서 공부를 했습니다. 남의 아픈 점을 모르고서 이렇게 했다는 건 좀 너무 일방적인 생각이고요. (사회 변혁을 해봤던 분이 아니시다, 이런 말이…) 문재인 대표보다는 더 오래 살았으니까 한국의 어떤 많은 변혁을 더 많이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만 말씀드리죠.]

문재인의 '대청산'에 맞서는 반 전 총장의 키워드를 보겠습니다. 바로 '대통합'입니다. 귀국 이후 안보 행보를 하면서 보수층에 지지를 호소했던 반 전 총장.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와 진도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다분히 야권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보이죠.

그런데 봉하마을 방문은 논란이 좀 됐습니다. 반 전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한참이 지나서 봉하마을을 방문했는데, 또 그마저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주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봉하마을에선 지금 보시는 것처럼, '배은망덕 기름장어' 등 반 전 총장을 비난하는 피켓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통합'을 내세운 만큼, 반 전 총장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면서 야권 지지층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력이 좀 지나쳤던 걸까요. 이 대목입니다. ''사람사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헌신하신 노무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을 외쳤었죠?

'사회'나 '세상'이나 뭐 그게 그거 아니냐고도 할 수 있겠지만, 봉하마을 방문 자체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실수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어쨌든 반 전 총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자신의 '정치교체' 전략에 끌어오기도 했습니다.

[반기문/유엔 전 사무총장 :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변혁과 통합, 개혁과 통합을 외치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런 면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던 것도 우리 가슴에 아직도 깊이 남아있습니다.]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당신은 누구시길래
내마음 가져갔나요

심수봉의 '당신은 누구시길래'입니다. 요즘 반 전 총장의 행보를 두고 이런 말 하는 분들이 많죠. '어떤 사람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어제는 보수, 오늘은 진보. 이른바 '대통합' 행보가 국민들을 더 헷갈리게 하는 건 아닐까요.

이제는 본격적인 대선전에 뛰어든 만큼, 자신의 이념과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 전 총장에게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대청산 VS 대통합 …문재인-반기문, 대선 '키워드'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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