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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블랙리스트 수사, 특검의 '월권'인가?

입력 2017-01-1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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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블랙리스트', 특검의 중요 수사 대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특검법에 이 용어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검이 월권을 하고 있다, 수사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 단체가 직권남용으로 특검팀을 고발했고, 여당에선 이런 주장도 나옵니다.

[김진태/새누리당 의원 (지난 14일 집회) : (특검은) 이번 사태에 한해서만 수사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자꾸자꾸 대상을 넓히려고 합니다. 그러면 법적으로 안 되는 겁니다.]

팩트체크 시작하죠. 오대영 기자, 정말 법적으로 안 된다는 겁니까?

[기자]

이런 주장의 취지는 특검이 아무리 수사를 하더라도 그 범위에 넘어서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건데,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특검법은 수사대상을 총 14개 유형으로 이렇게 나눠놨습니다, 무척 많죠. 그리고 15번째 맨 마지막에 14번째까지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도 수사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의 해석이 엇갈립니다.

특검은 '인지된', 즉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사건은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새누리당 내에서는 관련 사건의 조건에 맞아야 한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지된 사건, 관련 사건, 듣기에는 다 비슷해 보이는데 법적으로 다른 건가보죠?

[기자]

일단 인지된 사건은 말씀드린 대로 수사를 쭉 하다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된 사건을 의미하는 거죠. 그래서 특검은 이 수사의 큰 틀 안에, 그리고 특검법의 큰 틀 안에서 취지가 맞아떨어지면 수사를 충분히 할 수 있다라는 거죠. 즉 이 특검법 안에서 해석하면 된다라는 겁니다.

그런데 여당 국조특위위원들 사이에서 나온 반론은 관련 사건을 달리 해석했습니다. 형사소송법이라는 또 다른 법에 나온 규정에 따라야 한다라는 건데요.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한 사람이 범한 여러 사건, 혹은 여러 명이 공동으로 범한 사건, 여러 명이 동시에 동일 장소에서 범한 사건, 복잡하죠. 이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는 주장인 거죠.

[앵커]

이게 말이 좀 어려운데 예를 들어서 최순실 씨의 사기미수, 증거인멸 교사. 이런 걸 한꺼번에 관련 사건이다라고 부른다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게 형사소송법 11조의 첫 번째 해당된다는 거고. 두 번째 한번 볼까요.

여러 명이 공동으로 범한 죄, 이건 공범이었잖아요, 검찰 수사 단계에서. 직권남용, 강요처럼 최순실·안종범의 공범, 이런 정도의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관련 사건이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요.

[앵커]

관련 사건의 개념을 특검법이 아닌 다른 법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글쎄 왜 그래야 할까요?

[기자]

그래서 여당 일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라는 게 저희가 오늘 취재한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었습니다. 상관관계가 없는 법을 근거로 했기 때문인데 조금 전에 말씀드린 이 법, 이 법은 법원이 재판할 때 그러니까 여러 지역의 법원에 사건이 쫙 쪼개져 있을 때 이걸 편의상 합쳐서 판단하라. 즉 관할 사건 병합이 가능하다라는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서 재판을 위한 규정이지, 특검 수사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최승재/변호사 (대한변협 법제연구소장) : 법원이 (사건)관할을 할 때, 여러 사람의 피고인이 있는데 그걸 공동으로 범한 범죄를 어떻게 묶어서 법원이 관할을 할까에 대한 문제하고 (특검법 관련 사건하고는) 거리가 있는 주장처럼 보이네요.]

[앵커]

그러니까 법원에 관련된 법을 특검에게 적용한 건데 그러면 블랙리스트 수사는 관련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인 거죠?

[기자]

다시 한 번 특검법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그래서 관련 사건은 수사가 가능하다, 이게 지금까지 나온 결론이잖아요.

여야가 합의한 입법 취지상으로도 그렇다는 게 확인이 됐고 기존 특검법들에서도 거의 같은 조항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는 문체부 1급 공무원 3명의 사직 문제를 수사하다가 나타났습니다. 그 배경에 청와대 정무수석실, 더 뒤에는 비서실 차원의 개입 가능성이 불거진 거죠.

특검법 수사 대상의 8번째로 다시 한 번 돌아가보겠습니다. '공무원을 불법적으로 인사조치한 의혹 사건'. 즉 문체부 인사 개입 사건이 여기에 나와 있습니다.

이걸 수사하다가 인지된 관련 사건, 즉 블랙리스트는 수사 대상이 되는 겁니다.

[조현재/문체부 전 차관(2016년 12월 29일) : 새로운 장관한테 1급들 사표를 받았는데 특히 여기 (블랙리스트 관련) TF에 참여했던 1급들 3명이 결국은 나중에 사직당하게 된 그런 배경도 이와 관련이 돼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건 조현재 전 문체부 차관이 뉴스룸 인터뷰에서 증언을 한 내용이죠. 내일 조윤선 장관이 소환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수사가 속도를 내는 것만 봐도 블랙리스트 수사가 수사범위를 넘어섰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인 것 같은데요.

[기자]

그러니까요. 월권이라는 주장과 달리 법원에서 이미 김기춘, 조윤선 전 청와대 참모들의 압수수색의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리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구속영장 발부됐습니다. 법원이 영장을 내준 이유 사건으로 인정을 했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월권 논란 역대 특검에서 자주 등장했습니다. 이거 한번 보시죠.

'수사범위 등 싸고 공방 가열', 특히 '야당 "특검 파이팅"', '여당 "왜 그래 정말"'

이게 1999년에 옷로비 사건 때 기사 제목인데요. 당시의 야당 한나라당, 여당 국민회의였습니다. 지금과 입장이 정반대죠. 특검의 월권 논란, 수사범위 논란. 그래서 법이 아니라 정치적 논란이 아닐까, 이번에도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앵커]

주장하는 위치만 바뀌었는데요. 특검은 이와 무관하게 독립된 수사를 이어가야겠죠.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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