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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물어본 '반기문 총장 10년'…엇갈린 평가

입력 2016-12-2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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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오는 31일 끝이 납니다. 반 총장은 10년 전 큰 기대속에 뉴욕으로 떠났는데요, 물론 연임을 통해 10년동안 이른바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있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있는 일이죠. 그의 10년을 국제사회가, 또 전문가들이 어떻게 평가하는가 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냉정히 따져봐야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희 취재진은 전직 유엔 직원과 미국 내 유엔 전문가들에게 반 총장의 지난 10년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반기문 총장에 대한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는 친미 성향입니다.

[스테판 슐레징어/전 유엔 해비타트 직원 : 반 총장이 이란을 (시리아 국제평화회담에) 초청했는데, 미국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동의할 수 없다'고 하자 초청을 바로 철회했어요.]

미국 내에서도 그런 평가가 나왔습니다.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쓴 회고록을 보면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부장관은 2006년 4월에 강력한 사무총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반 총장이 연임된 배경에 친미 행보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다우드 압둘라/영국이슬람위원회 사무부총장 :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총장 (제6대 사무총장)의 경우, 미국 정책에 비판적이어서 연임을 하지 못했죠. 반 총장은 각본대로 움직였고, 거기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는데 '직업 외교관'이었던 거죠.]

반 총장은 엄밀히 말하면 친미가 아니라, 늘 강대국 편에 섰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연설문에서도 그런 성향이 읽힙니다.

지난 6월, 반 총장은 러시아 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전 연설문을 사이트에 먼저 공개했습니다.

연설문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의 분쟁을 종식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등의 반발이 일자 반 총장의 실제 연설문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 유엔 창립국이자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인 러시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러시아의 리더십을 믿습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반 총장과 가나 출신의 코피아난 전 총장을 자주 비교합니다.

그는 강대국과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코피아난 총장은 2003년 미국 이라크 침공에 대해 "유엔 승인이 없는 침공은 불법"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한다는 건 장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단점으로 더 자주 지적됐습니다.

유엔은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아동 인권 침해국 명단에 올렸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예멘 공습으로 수천 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게 그 이유였습니다.

며칠 뒤 사우디는 명단에서 삭제되는데, 배경은 돈이었습니다.

반 총장은 사우디가 유엔에 적지않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리차드 베넷/국제앰네스티 유엔사무국 아시아국장 : 반 총장에겐 선택권이 있었어요. 유엔의 정당성을 잃는 거죠. 이런 사례가 처음 있던 일도 아녜요.]

유엔 내부의 소통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매튜/현 유엔 출입 외신 기자 : 유엔 직원들과 많은 얘기를 하다보면 유엔 내 보복이 많아졌다고들 해요. 콤파스라는 직원이 유엔이 유엔 평화유지군 아동 성학대에 대해 방관하자 이를 폭로했어요. 그러자 해고 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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